2018년 포스코 A&C는 착공 후 8개월 만에 이동형 모듈러 호텔 ‘평창 미디어 레지던스’를 지었다. (사진=포스코A&C)
2018년 포스코 A&C는 착공 후 8개월 만에 이동형 모듈러 ‘평창 미디어 레지던스’를 완공했다. (사진=포스코A&C)

[뉴시안= 남정완 기자]레고 블록을 쌓듯 집을 짓고 이동해 재설치할 수 있는 모듈러 주택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동안 국제방송 기자단 숙소로 쓰인 평창 미디어 레지던스 호텔이 대표적이다. 최근 DL이앤씨·GS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건설사를 중심으로 모듈러 주택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공사 현장에서 분진이나 폐기물 배출이 적은 친환경 공법으로 ESG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국내 건설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2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 규모는 올해 1조6000억원에서 2022년에는 2조400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국토부는 수도권 공공임대·3기 신도시 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내년에 2500세대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DL이앤씨는 용접·콘크리트·시멘트 등을 적게 사용하는 모듈러 공법을 개발했다. 이 공법은 기존 골조 용접 방식이 아닌 볼트 기반의 무용접 커넥트 기술을 적용한 것이 핵심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지난 2016년부터 공동주택 공사 내 소규모 골자 공사 등에 모듈러 건축 기술을 적용하며 원천 기술을 확보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DL이앤씨는 LH가 발주한 전남 구례, 부여 동남에 176가구의 모듈러 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번 모듈러 주택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 생산성과 품질을 높여 중저층형 공동주택 사업에 적용할 계획이다.

GS건설이 인수한 단우드가 공급 중인 목조 모듈러 주택. (사진=GS건설)

GS건설도 모듈러 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초 폴란드의 목조 모듈러 주택 회사인 ‘단우드’와 영국 소재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를 전격 인수했다. 또 지난해 8월 국내 모듈러 주택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를 설립한 바 있다.

모듈러 주택은 골조와 전기 배선, 욕실 등 집의 70% 이상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고 주택 대지에서 조립만 하는 방식으로 짓는 주택이다. 일반 철근콘크리트 주택보다 빨리 지을 수 있고 대량 생산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인기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모듈러 공법으로 13층 높이의 주택을 건설한다. 기존에는 6층 이하 저층에만 주로 모듈러 공법을 적용했다. 이는 13층 이상의 건물에는 화재에 견디는 내화 기준인 3시간을 충족해야 하는 등 설계와 시공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구조적으로 층수가 많아지면 하중이나 바람 등 외부 환경에 견뎌야 하는 수준 높은 모듈형 구조설계 기술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GH가 발주한 용인영덕 경기행복주택 건설에 나선다. 총 임대주택 106세대를 모듈러 방식으로 짓는다. 13층 높이의 이번 모듈러 주택 건설 기술을 살려 향후 고층 모듈러 주택 수주에도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기반의 효율적인 모듈러 주택에 국내 건설업계가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공공주택뿐만 민간주택 부문까지 모듈러 건축이 확산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과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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