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기영노 편집위원］1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벌어진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를 8대4로 이겨 4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kt 위즈는 한국시리즈에서 아홉 번째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우승을 차지한 팀이 되었다.

이강철 감독을 만나기 전까지 올 시즌 포스트시즌은 곰의 탈을 쓴 여우(곰탈여)‘김태형 매직’이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김태형 감독은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홍원기 감독),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유지현 감독)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허삼영 감독)에 능수능란한 선수기용과 교체, 적재적소의 작전 등의 마법을 보여주면서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 만난 kt 위즈의 ‘강철 매직’ 이강철 감독은 만만치 않았다.

외유내강의 이강철 감독은 기아(해태) 타이거즈 시절 김응룡 감독에게 ‘뚝심의 야구’를 체험했고, 두산 베어스 코치 시절 김태형 감독으로부터 ‘감각의 야구’를 경험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었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해 kt 위즈를 페넌트레이스 2위로 이끌어 플레이오프에 선착했다. kt는 준플레이오프에서 LG 트윈스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오른 두산 베어스를 만났다.

이 감독은 플레이오프 1, 2차전을 내 준 후 윌리엄 쿠에바스를 내세워 3차전을 잡아 1승 2패가 되었다.

그러나 4차전에서 자신의 마운드 운영 미숙으로 경기를 내준 것이 아쉽기만 했다. 이 감독은 선발로 내세운 배제성이 얻어맞자, 3회에 조현우를 올렸고, 4회 말 2사 1루에서 최주환 타석 때 1차전 선발 투수였던 소형준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흘밖에 쉬지 못한 소형준의 공 끝은 무뎌져 있었다. 최주환에게 결승 투런 홈런을 허용하고 말았다. 소형준은 그 후 구위를 되찾아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결국 소형준의 피홈런이 패착(0대2)이 됐다.

이 감독은 4차전을 잡으면 5차전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는데, 4차전을 패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18일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도 두산 선발 곽 빈이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5회까지 67개의 공을 던지고 사흘 쉰 후 등판, 1이닝(3분의 2이닝 3안타 3실점)을 버티지 못하고 강판당했는데, 아무리 젊은 투수라도 하더라도 등판 간격은 매우 중요하다.

이 감독은 지난해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패하면서 투수로테이션을 너무 조급하게 가져간 것이 패인이라고 느꼈다.

앞서 언급을 했듯이 올 시즌 포스트 시즌에서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와일드카드,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항상 상대 팀보다 불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상황에 따른 유연함을 보였고, 승부처마다 좋은 결과를 내서 역시 ‘곰탈여’라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이 한국시리즈에 만난 이강철 감독은 다른 초보 감독들과 달랐다.

두산 선수들이 지치기도 했고,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박경수(kt) 등의 투혼이 있기도 했지만, 김태형 감독보다 이강철 감독이 오히려 더 여유 있게 위기에 대처해 나갔고, 상대 팀이 약점을 보이면 강공, 상대 팀이 강하게 나오면 우회를 해서 힘을 빼놓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통합우승 소감에서 “3연승을 올렸을 때 상대가 다른 팀이었다면 우승을 의식했을 텐데 두산(김태형)이었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했었다”고 말했다.

2021 한국시리즈는 ‘곰탈여’보다 ‘강철매직’이 더 빛나는 시리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