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지상군작전사령부 소속 장병들이 경기 용인시 지작사 선봉대 강당에서 군 장병 대상 코로나19 3차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지상군작전사령부 소속 장병들이 경기 용인시 지작사 선봉대 강당에서 군 장병 대상 코로나19 3차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현재 국민 10명 가운데 2명이 3차 접종(부스터 샷)을 완료했다. 정부가 접종 간격을 이달부터 3개월로 앞당기면서 부스터 샷 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부스터 샷 접종자 4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되는 돌파 감염 국내 첫 사례가 나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0일 0시 기준 3차 접종 완료자는 누적 1156만5083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22.5%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는 총 178명이며 이 중 4명은 3차 접종 완료자라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는 델타 변이 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하다. 그런 만큼 돌파 감염 가능성도 크다. 이번 부스터 샷 접종자 4명의 오미크론 변이 돌파 감염 사례가 백신 효과 자체를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경각심을 갖기에는 충분하다. 정부 당국과 전문가들은 3차 접종 후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된 4명이 현재 모두 경증인 점을 볼 때 백신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영국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할 경우 델타 변이 예방 효과가 90% 이상으로 증가했고, 오미크론 변이 예방 효과도 70~75%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들의 관심은 백신 3차 접종만 하게되면 코로나19에서 안전한 상황인 지 여부다. 안타깝지만 대답은 '아니다'이다. 오미크론이 확산된 이스라엘은 1,2차는 물론 부스터샷까지 마친 의료진과 기저질환자 등 면역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백신 4차접종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고 현지 일간 하레츠가 보도했다.  3차 접종을 통해 형성되는 면역력의 지속기간도 확인되지 않고있는 상황에서 4차 접종 얘기까지 나오는 셈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도 지난 10월 말 면역 저하자에 대한 4차 접종을 권고한 바 있다. 코로나19 백신 생산업체인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는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4차 접종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과연 한국도 4차 접종을 해야하는 것인가. 정부는 지난 13일부터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고 18세 이상 전체를 대상으로 사전 예약을 시작했다. 현재 3차 접종 간격을 3개월로 앞당긴 국가는 영국과 그리스 정도다. 3개월 만에 백신을 또 맞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을 향해 정부는 “이상 반응이 더 많이 생긴다는 보고나 연구 결과는 없다”며 원론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는 아직 3차 접종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의미기도 하다.

한국 정부는 최근 접종 완료자 기준을 기존 2차 백신 접종이 아닌 부스터 샷 접종자로 규정했다. 이는 델타·오미크론같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대규모 감염이 속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 돌파 감염처럼 100% 예방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중증 진행 가능성을 낮추는 데 현실적인 목표를 두고 있는 셈이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에서의 4차 접종 여부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 정도와 3차 접종에 따른 백신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신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서 나온 결과들을 보고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4차접종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하게되면 우리나라 내에서의 4차접종 시기라든지 방법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길을 찾아볼 수 있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아쉬운 대목은 정부의 백신 정책이다. 고무줄처럼 늘어났다 줄었다 하는 추가 접종 주기에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을 대상으로 신뢰할만한 데이터 제공이나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추가 접종 주기는 조정됐지만 방역 패스 유효기간은 기본접종(2차 접종) 직후 6개월(추가 접종 간격 5개월+유예기간 1개월)로 기존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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