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재판 출석 모습(사진=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의 재판 출석 모습(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박근혜 전 대통령이 4년9개월 만에 정부의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되면서 그의 향후 행선지를 놓고 여러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 기거하던 삼성동 사저와, 추후 매입한 내각동 사저가 모두 처분된 상태다. 이 때문에 당장 머물 자택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차후 행선지가 불투명한 상태다. 

박 전 대통령은 수감 중 건강악화로 지난달 22일부터 서울삼성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면 대상에 포함됐지만 서울구치소로 복귀하기 보다는 병원에서 출소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건강이 회복되지 않아 오는 31일 곧장 퇴원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유영하 변호사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을 면회하고 난 뒤 "(31일 이후에도)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당분간은 병원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의사들의 소견"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입장문을 통해 "신병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여러분께 직접 감사 인사를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며 퇴원보다는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따라서 퇴원까지는 다소 시간이 남았다. 다만 퇴원 후 어디로 복귀할지를 두고는 박 전 대통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3월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따라 청와대를 나와 예전부터 거주하던 삼성동 사저로 돌아갔다. 하지만 같은 달 31일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뒤 삼성동 사저를 매각했다. 석방 후에도 옛집으로는 돌아갈 수 없는 셈이다.

박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을 67억5000만원에 매각하고 28억원 상당 내곡동 사저를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초 유죄가 확정되면서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고 35억원의 추징명령을 받아 내곡동 사저 역시 경매에 넘어갔다. 이 저택은 지난 9월 연예기획사인 아이오케이컴퍼니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조 대표는 "마땅하게 어디로 가질지는 정해진 것이 없다"며 "(치료를 받으시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주요 외신들은 박 전 대통령의 특사 소식을 일제히 타전했다. 아울러 박 전 대통령 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먼저 AP통신은 "부패 혐의로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됐다" 제하의 보도에서 "한국의 문 대통령이 이날 뇌물수수 및 기타 범죄로 장기 복역 중인 박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고 보도했다.
AP는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에 직면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민생 안정과 국민대화합 차원"에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고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도 고려했다고 전하면서도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 분열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또 이 통신은 박 전 대통령이 자신을 "정치적 보복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면서 2017년 10월 이래 재판 출석을 거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면이 유권자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면서 "진보 진영의 반발을 살 수 있지만 야권 분열에도 불을 붙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분석했다.

가디언도 "불명예 퇴진한 박 전 대통령이 후임 문 대통령에게 대선을 불과 석 달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있는 특별사면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은 "박 전 대통령이 부패와 권력 남용 혐의로 22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었다"며 "이후 만성적인 어깨와 허리 통증으로 3차례 입원했고 수술도 한 차례 받았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자 박정희(전 대통령)의 딸이자 한국 최초 여성 대통령이며 민주적으로 선출 돼 탄핵된 첫 한국 대통령"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가디언도 대선에 미칠 영향을 주목했다. 이 매체는 "보수 국민의힘 당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보수 유권자들에 대한 그의 영향력을 고려할 때, 그의 사면은 내년 3월 9일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자지라 역시 박 전 대통령의 혐의와 시위, 탄핵, 그리고 이번 사면까지의 과정을 설명하면서 "보수 성향 제1야당인 국민의힘 정치인과 지지자들이 그의 사면을 요구해 왔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당 윤석렬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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