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유전 펌프잭. (사진=AP/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 유전 펌프잭. (사진=AP/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국제유가가 배럴당 86.96달러까지 치솟으며 7년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커지며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 데 이어 최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 시설 공격 등의 영향이 더해진데 따른 것이다. 19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 대비 1.53달러(1.79%) 오른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는 2014년 10월 8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국내 유가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20일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637.09원이었다. 지난 7일(1620.98원)보다 16.11원 오른 가격이다. 

국제유가는 지난해 11월 말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우려로 수요 감소가 전망되며 WTI가 배럴당 70달러 선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위협과 예멘 반군 후티의 아랍에미리트(UAE) 석유 시설 공격 등으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도 지난 16일 발표한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국제유가가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럴당 125달러까지 오르는 ‘슈퍼 스파이크’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유가 100달러를 눈앞에 두고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상반기 3%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가 상승은 내수 경기를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경기 부진의 악순환을 불러 올 여지가 크다.

물가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정부는 고유가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4월까지 휘발유·경유·LPG에 대한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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