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윤지환 기자]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이하 자본시장 특사경)에 힘이 실리면서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특사경이 독자적으로 인지 사건을 수사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내에 새롭게 설치된 특사경 팀은 지난달 31일부터 본격적인 업무에 착수했다.

금융권 소식통은 1일 "금융당국은 에디슨모터스와 쌍용차 인수에 나섰던 에디슨EV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특사경 1호사건인 셈이다. 당국은 이 회사 대주주들의 주식 처분과 관련해 주가 조작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캐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에디슨EV 대주주의 주식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한 심층 분석 중이다. 

금융당국의 조사는 지난달 29일 에디슨EV가 삼화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면서 비롯됐다.

삼화회계법인에 따르면 에디슨EV의 지난해 말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초과했고,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이 발생해 회사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게 감사거절의 이유다. 

금융당국은 에디슨EV를 주가 부양 수단으로 동원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부터 디엠에이치(DMH)를 비롯한 5개 투자조합이 회사 최대 주주의 지분을 인수했다가 주가가 급등한 이후 대거 매도한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에디슨모터스를 중심으로 한 쌍용자동차 인수 컨소시엄이 애초에 인수 여력이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마치 인수를 추진할 것처럼 분위기만 띄우는 수법으로 주식시세를 조종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에디슨EV의 주가는 1500원대였지만 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이었던 7월말 기준으로 1만500원대로 폭등했다. 이후에도 쌍용차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지난해 11월 장중 최고 8만2400원까지 치솟았다.

이 과정에서 디엠에이치(DMH), 에스엘에이치(SLH), 노마드아이비, 아임홀딩스·스타라이트 등 5개 투자조합은 35%의 지분을 보유했다가 10배 가까이 주가가 뛰자 대부분 주식을 팔아 치웠다. 주식시장에서는 시세 차익을 노린 전형적인 주가조작이라고 보고 있다.

거래소는 에디슨EV의 감사 보고서에 대해 관련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밝혔고, 제출 기한은 10영업일 이내인 4월 11일까지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해 12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집행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본시장특사경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라 기존에 자본시장특사경이 배치됐던 금융감독원과 서울남부지검뿐 아니라 금융위에도 자본시장특사경 조직이 신설됐다.

금융위에 신설된 특사경 팀에는 7명(금융위 3명, 금감원 4명)이 배치되고, 금감원 본원의 특사경도 10명에서 15명으로 증원된다.

현재 자본시장특사경은 증권선물위원장(증선위원장)이 검찰에 이첩한 긴급조치 사건 가운데 검사가 지휘해 배정한 사건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금융위 직원 3명과 금감원 직원 4명으로 구성된 특사경은 ▲증권선물거래위원회(증선위)의 검찰 고발·통보 사건 ▲증선위원장 긴급조치 사건 ▲조사 중 수사전환 사건 ▲자체 인지 사건 등을 수사할 수 있다.

또 한국거래소의 심리 결과 통보, 또는 금융위·금감원의 공동 조사를 통해 일정 수준 조사가 이뤄진 사건 중 수사 전환 필요성이 인정된 사건도 수사할 수 있다.

다만 특사경이 자체적으로 범죄 혐의를 인지하는 사건의 경우 국민 법 감정 등을 고려해 금융위 소속 특사경만 수행하기로 했다.

자체인지 사건에 대한 무리한 수사 개시를 방지하기 위해 ‘자본시장특사경 수사심의위원회’도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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