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이 9일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상미 기자] 부동산시장이 살아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증가에 따른 가계대출이 1068조원대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또 주담대가 5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가계대출도 넉달째 늘었다. 이런 가운데 20대 이하 금융소비자의 은행권 주담대 연체율이 0.4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행(한은)이 9일 발표한 ‘2023년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68조1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증가세로 7월 증가폭(6조원)은 2021년 9월(6조4000억원) 이후 22개월 만에 최고치다. 은행권 가계 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 4조6755억원, 2월 2조7561억원, 3월 7109억원이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 전환했다.

한은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를 견인한 건 주담대다. 7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6조원 늘어난 82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기록한 6조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5개월 연속 상승세다.

가계대출 증가세는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이유가 크다.

국토교통부(국토부)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3월 3만5000가구를 기록했고 4월에는 3만4000가구로 나타났다. 5월과 6월 거래량은 각각 3만7000가구, 3만6000가구로 꾸준하다. 7월 입주 물량은 3만 가구로 전달(4만2000가구)에 이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2000억원 감소하며 한달만에 하락 전환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 사기 등의 영향으로 올해 2월 2조5000억원 줄어든 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6월 1000억원 반등한 바 있다.

전세 거래량은 올해 2월과 4월 6만9000가구와 5만8000가구를 각각 기록했다. 5월과 6월 각각 5만3000가구, 4만9000가구로 집계됐다.

기타 대출은 100억원 줄었다. 높은 대출금리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규제 등에 따라 상환 압력이 작용한 데 다  분기말 효과 소멸과 주식투자관련 일부 자금수요 등으로 감소폭이 축소됐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최근 주택 거래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늘어난 부분이 2~3개월 시차를 두고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론과 은행 주담대가 꾸준히 실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대출 금리가 높은 수준인만큼 향후 가계대출이 어떻게 흘러갈 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3년 7월 기준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2023년 7월 기준 업권별 가계대출 증감 추이.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특히 주담대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달 전 금융권의 가계대출이 4개월 연속 증가했다. 가계대출 증가폭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2023년 7월중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회사 가계대출은 전월대비 5조4000억원 늘며 네 달 연속 증가했다.

전월대비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3조4000억원, 올해 1월 -8조1000억원, 2월 -5조1000억원, 3월 -5조1000억원 등 감소세이던 가계대출은 지난 4월 2000억원 늘어난 것을 기점으로 5월 2조8000억원, 6월 3조5000억원 등으로 증가폭 자체가 점차 커지고 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0.8% 감소해 지난해 11월 이후 전년동월대비 잔액 감소세는 지속됐다.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이 최근 주택거래량 회복 등으로 4월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에 따라 향후 금융업권별 주담대 및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증가세를 밀착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필요시 하반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주담대가 증가하면서 20대 이하 금융소비자의 은행권 주담대 연체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 7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19개 은행의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20대 이하의 연체율은 0.44%로 집계됐다.

이는 신용정보보호법상 차주의 개인신용정보가 삭제되기 전인 2018년 3분기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역대 최고치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20대 이하의 주담대 연체율은 2018년 3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꾸준히 0.2%를 밑돌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2분기 0.21%를 기록한 이후 3분기 0.24%, 4분기 0.33%, 올해 1분기 0.43% 등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20대 이하의 주담대 잔액도 급증하고 있다. 올해 2분기 말 현재 34조25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9월 말(13조4700억원) 대비 2.54배에 달한다.

다른 연령대의 2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30대 0.17%, 40대 0.21%, 50대 0.20%, 60세 이상 0.21%로 각각 집계됐다. 20대 이하와 달리 역대 최고 수준은 아니었지만 30대의 경우 2019년 3분기 말(0.17%) 이후 가장 높았고 40대는 2019년 4분기 말(0.21%) 이래 최고치였다. 50대와 60대는 각 2020년 2분기 말(0.20%)과 같은 해 1분기 말(0.22%)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20대 이하 연령층을 가운데 만 19세 이하의 주담대 연체율은 2분기 말 기준 2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만 19세~30세 청년 가운데 무소득자도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된 주택금융공사의 보증부 청년 전·월세 대출 정책상품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고 양 의원실은 전했다.

양 의원은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득기반 등이 취약한 30대 이하의 연체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청년층의 과도한 빚은 소비위축과 함께 금융은 물론 경제 전반의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는 만큼 청년 대출을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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