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지목됐다.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주담대 대출 관행을 점검하고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1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52% 증가했다. [사진=카카오뱅크/뉴시스]
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지목됐다. 금융당국이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과 시중은행의 주담대 대출 관행을 점검하고 나섰다.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18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5%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482억원으로 52% 증가했다. [사진=카카오뱅크/뉴시스]

 

[뉴시안= 김상미 기자]국내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주택담보대출 (주담대)이 지목됐다. 이에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대출 관행을 점검하고 나섰다. 특히 인터넷은행도 주요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16일 금융업계와 뉴시스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주담대 급증 영향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계대출 규모와 관련해 은행권에 대출관행 점검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시중은행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된 '수출금융 종합지원방안 간담회'에서 "수출지원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은행장님들이 모인 만큼 가계부채 등 우리 경제의 구조적 리스크에 대한 관심을 당부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위원장은 "새정부 출범 이후 감소하던 가계부채가 최근 다시 상승하고 있다"며 "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50년 만기 대출이 사용되거나 비대면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반 상식에 벗어나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없는지, 상환능력이 부족한 분들에게 과잉 대출을 하고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살펴봐 달라"며 "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확대, 커버드본드 활성화 등 가계부채 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에도 적극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의 비대면 주담보도 가계부채 확대 주범으로 지목됐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영업 행태가 중금리 대출 확대 그리고 금융권 메기 역할이라는 설립 취지에 역행하고 나아가 은행권의 대출 경쟁을 과도하게 유발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인터넷은행으로부터 관련 데이터를 서면으로 제공받아 대출심사의 적정성과 연체율 추이를 점검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현황 등 관련 데이터를 주기적으로 받고 있다"며 "어떤 점을 더 중점적으로 들여다볼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규모는 시중은행에 육박하는 등 위협적인 수준으로 커지는 중이다. 주담대 증가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일례로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올해 1분기 1조4370억원이었으나, 2분기 들어 3조5290억원으로 폭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 메기 역할을 자처하며 중저신용자의 중금리 대출하겠다던 인터넷은행이 기존 은행권과 마찬가지로 구태의연한 주담대 시장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낮고 담보도 있는 주담대 상품 위주의 영업전략에 안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확대가 과연 바람직한 영업전략인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가령 인터넷은행은 비대면을 중심으로 하는 만큼 대출·상환의 회전율이 높은 신용대출과 잘 들어맞는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환 기간이 굉장히 긴 주담대만 공격적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담대가 비대면에서 중점적으로 이뤄지면 소득 심사와 연체율 관리 등이 부실하게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7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이 1068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자 유관기관과 '가계부채 현황 점검회의'를 열어 50년 만기 주담대와 인터넷전문은행의 비대면 주담대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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