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 회장.
(왼쪽부터)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 회장.

[뉴시안= 김상미 기자] 윤종규 회장에 이어 KB금융그룹을 이끌어 갈 차기 회장 후보가 오늘(8일) 오후 5시경에 발표된다. 

8일 KB금융그룹과 뉴시스 및 본지 취재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회추위를 열고 내·외부 후보 3명을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후보자 3인은 내부인사인 허인 부회장, 양종희 부회장과 외부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호치민시개발은행(HD은행) 회장이다. 

이날 회추위 진행은 후보자 대상 심층 평가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 최종 후보자 1인 확정 결과 발표는 오후 5시 전후로 예상된다.

KB금융은 윤종규 회장 체제에서 지난 2020년 부회장직을 신설하면서 경영승계를 준비해왔다. 현 정부 들어 금융당국도 이런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변 없이 내부인사가 윤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 후보인 '영업통'으로 불리는 허인과 '전략통'으로 불리는 양종희 간의 '2파전'이 관측된다.

2명의 내부 후보는 강점이 뚜렷하게 달라 회추위가 막판까지 의견 조율에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허인 부회장은 KB국민은행장을 지낸 만큼 유력 후보로 꼽혀왔다. 양종희 부회장은 '전략통'으로 불릴 정도로 KB금융 내부에서의 입지가 탄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두 후보는 1961년생 동갑내기로 KB금융지주의 부회장들이다. 두 후보 중 누가 되든 'KB금융맨'으로 KB금융그룹을 한동안 이끌어갈 것으로 보인다.

허인 부회장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법대 80학번으로 79학번인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다. 허 부회장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국민은행장을 역임했다. 당시 디지털부문 경쟁력 강화로 리딩뱅크를 탈환했다는 평가다.

국민은행 설립 최초로 은행장을 3번 연임한 뒤 부회장에 오른 '영업통'으로 통한다. 지난해 초 부회장 자리에 올라 현재 글로벌·보험부문장을 맡고 있다. 그룹의 핵심이 은행인 만큼 허 부회장은 은행장 경력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며 무난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영남 출신이란 점도 다른 4대 금융지주 회장들과의 지역 안배 차원에서 고려되는 부분이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전북 임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전남 보성)은 호남이고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충남 부여 출신이다.

양종희 부회장은 전북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국사학과를 졸업했다. 지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의 비은행 부문을 강화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며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주에서는 전략과 재무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2019년부터 KB금융지주 보험부문장을 맡았고 2021년 가장 먼저 부회장으로 승진하기도 했다. 현재 개인고객, 자산관리(WM)·연금, 중소상공인(SME) 부문장을 맡고 있다.

양 부회장은 KB금융 내부와 사외이사 사이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대세인 사회공헌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에 적극적이며 다방면에 아이디어가 많아 실제 면접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또 외부인사인 김병호 베트남 HD은행 회장은 1961년 서울 출생으로 서울대 영문학과를 나왔다. 지난 2020년 윤종규 회장 연임 당시에도 후보군에 포함된 인물이다.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해 하나은행 하나금융지주회사 설립기획단 팀장,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전반 총괄 상무이사와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총괄 부행장과 기업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2015년 2월 하나은행장에 올랐고 그해 9월부터 2018년 3월까지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을 지냈다. 이후 세계은행(WB) 산하 국제금융공사(IFC) 수석고문과 SK 사외이사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베트남 중견은행인 HD은행 회장으로 선임됐다.

앞서 김병호 회장은 지난 2020년 윤 회장 연임 당시에도 외부인사로 압축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허인과 양종희 부회장 둘 중 누가 되더라도 업계에서 납득이 될 만큼 쟁쟁한 실력을 갖춘 후보들"이라며 "은행장 이력은 분명한 플러스 요인이다. 하지만 역대 회장 중 은행장을 거치지 않은 인사도 있었기 때문에 이날 심층 인터뷰에서 회추위 방향이 결정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한편, 회추위에서 이날 확정된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오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후 11월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5대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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