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김상미 기자］ 한국은행(한은)의 인재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취준생들 사이에 '신의 직장'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한은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 2030 직원들의 이탈 비중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경력직 채용도 목표치의 절반 밖에 못 채운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한은 경력직 채용 예정 인원 96명 중 47명을 뽑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기별로는 2018년 24명 예정 중 12명, 2019년과 2020년 18명 중 8명, 2021년 16명 중 11명, 2022년 20명 중 8명의 미달 인원이 발생했다.

채용 분야별로 한은은 5년간 박사급 연구인력 42명을 채용하려 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20명 채용에 그쳤고, 금융시장전문가와 전자금융전문가 또한 각각 5명과 4명 선발 예정이었지만 1명씩 뽑는 데 그쳤다.

다만 IT전문가(24명 중 15명 채용)나 법률전문가(4명 중 4명 채용) 등 비경제·비금융 전문가 경력직 충원에는 비교적 수월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기간 11명의 경력직이 재계약 혹은 정규직 전환 없이 퇴사했는데, 이들 중 9명은 계약 기간 만료 전 그만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직 채용에 합격 후 입행을 취소한 인원도 2명(2018년 IT전문가 1명, 2019년 법률전문가 1명) 있었다.

특히, 한은은 2030 세대 직원의 중도 퇴직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유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은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은 중도퇴직자 37명 중 30대 이하는 27명으로 전체의 72.97%에 달했다.

청년 직원 이탈률은 2019년 60%, 2020년 63.64%로 꾸준히 늘고 있다.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2년 반 동안 한은을 나간 젊은 직원은 총 52명, 전체 중도퇴직자(정규직 기준 80명)의 65% 수준이었다.

한은이 취준생들에게 인기가 시들한 것은 시중은행과 비교해 낮은 보수가 원인이다. 지난해 한은 직원의 평균 임금은 1억330만원으로 KB국민(1억2292만원), 신한(1억1297만원), 하나(1억1935만원), 우리(1억1057만원), NH농협(1억1878만원) 등 5대 시중은행 평균보다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