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올 8월 가계대출 잔액이 107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은행권 올 8월 가계대출 잔액이 107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상미 기자] 지난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이 1075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구입 수요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서만 약 7조원이 늘어난 것.

13일 한국은행(한은)이 발표한 '2023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은 1075조원으로 한 달 전보다 6조9000억원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5개월 연속 증가세로 8월 증가폭(6조9000억원)은 2021년 7월(9조7000억원) 이후 2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앞서 은행권 가계대출은 대출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1월(-4조6755억원), 2월(-2조7561억원), 3월(-7109억원) 감소하다가 4월부터 상승전환한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담대가 원인이다. 8월 주담대는 전월보다 약 7조원 늘어난 827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6개월 연속 상승했다. 8월 증가폭(7조원)은 2020년 2월(7조8000억원)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이다.

대출 증가세는 최근 아파트 매매 거래 증가에 주택 구입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게 이유다. 

국토교통부와 뉴시스 등에 따르면,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올해 5월과 6월, 7월 거래량은 각각 3만7000가구, 3만6000가구, 3만4000가구로 꾸준하다. 8월 입주 물량은 2만7000가구로 6월(4만2000가구)과 7월(3만 가구)에 이어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은 1000억원 감소해 두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세 사기 등의 영향으로 올해 2월 2조5000억원 줄어든 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다가, 6월 1000억원 반등한 후 7월에는 다시 2000억원 줄어든 바 있다.

전세 거래량은 올해 2월 6만9000가구를 기록했고, 4월에는 5만8000가구를 기록했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5만3000가구, 4만9000가구로 집계됐고, 7월에는 5만가구를 보였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가계대출 증가세는 주택 경기의 영향이 컸고, 50년 만기 주담대와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담대 등 차주 입장에서 우호적인 상품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택 거래량을 보면 주담대 증가세는 한동안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9월에는 추석 연휴로 영업일수가 적어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에도 가계대출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여전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음에 따라 상환능력 중심의 여신심사 관행을 유도하고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 등을 통해 필요시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 추진해 하반기 가계대출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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