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열린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식에 참석, 참석자들과 기공축하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12월 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열린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인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기공식에 참석, 참석자들과 기공축하 행사를 갖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이태영 기자]쿠팡을 필두로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의 물류·배송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국내 유통 업체들은 2023년 대규모 물류센터를 오픈해 그동안 구축한 풀필먼트 서비스 역량과 물류 인프라 활용에 돌입했다. 풀필먼트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배송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열쇠가 되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단순 물류센터 구축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기술까지 도입하며 물류 효율성 극대화 및 배송 경쟁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정부도 물류산업이 국내 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보다 편리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 ‘제4차 물류시설개발 종합계획(2023~2027)‘을 수립했다.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Wakefield)가 최근 잇따라 내놓은 보고서를 토대로 수도권을 포함한 국내 물류센터 상황을 권역별로 집중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수도권에서 격전을 치른 유통기업은 제2의 격전지가 될 부·울·경 (부산 울산 경남)으로 눈을 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수도권과 가장 원거리에 있으면서 제2의 도시, 부산이 위치한 부울경은 어느 지역보다도 물류거점이 필요하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롯데쇼핑을 비롯해 BGF리테일, 다이소 등 굵직굵직한 기업들이 물류센터 기공식을 개최하는 등 부산에 최첨단 스마트 물류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제2의 수도권‘ 부울경이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보고서에 따르면, 부울경은 부산신항, 부산, 양산 3개 지역을 중심으로 물류센터가 공급(약 86%)됐으며, 특히 신항 배후부지 및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 부산항·감천항 배후부지, 양산ICD, 및 IFT에 집중 분포돼 있다. 그러나 수도권에 비해 물류 개발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부산신항 인근에는 주로 수출입 화물 보관을 위한 물류센터가 위치돼 있으며, 부산항 및 감천항 배후부지에는 농수산물 저장을 위한 노후화된 저온 센터가 분포돼 있다. 양산에는 탄탄한 고속도로망이 구축돼 있어 다양한 3PL사 및 유통업체의 영남권 물류거점이 위치해 있다.

부울경 지역에는 2025년까지 기존 공급량(110만8000평)의 약 1.7배 수준인 183만7000평의 대규모 물류센터 공급이 예정돼 있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김원상 팀장(이사)은 “부울경 지역 내 인구는 부산, 울산, 창원, 김해, 양산 지역에 주로 분포돼 있다”며 “주요 인구 밀집 지역까지 60~90분 이내 도달할 수 있는 김해, 부산, 양산 지역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예정돼 있어 유통 및 이커머스 기업의 영남권 지역 거점 및 당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부울경의 물류센터 내 5000평 이상 물류센터를 대상으로 임차인 산업군 비중을 분석한 결과, 농수산물 35%, 수출입 화물 19%, 유통업종 10%, 이커머스가 10% 등 다양한 용도의 물류 인프라가 구축,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산물의 경우, 동원로엑스냉장/동원로엑스, 사조씨푸드/사조산업 등 다양한 업체가 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며, 수출입 화물은 동원, CJ대한통운 등이 있다. 유통업종은 다이소가 약 47%의 면적을 이용하고 있다. 이커머스의 경우 컬리와 쿠팡이 센터를 사용하고 있다.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부울경은 2개 광역시(부산, 울산), 국내 최대 항만(부산항), 그리고 산업 밀집단지인 경남에 위치해 서울, 수도권 다음으로 많은 물동량이 발생하는 권역이다.

2013년 수도권과 부울경의 창고 수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수도권이 10년간 4배 증가하는 동안 영남권은 약 2배 증가에 머물러 있다. 특히 유통, 풀필먼트 센터로 적합한 대형 물류센터가 매우 부족한 것으로 조사돼 이에 대한 잠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권과 부울경의 물류센터 누적 연면적 및 물류 수요 인구 비교 결과, 수도권에서는 1인당 1.09㎡의 물류센터를 이용하고 있으나, 부울경은 인당 물류센터 면적이 0.29㎡에 불과해 현재 부울경 지역의 물류센터 공급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부울경 인구 542만6000명 기준 물류센터 수요 면적은 5만9100만㎡이나, 기존에 공급된 면적은 1만7300만㎡에 불과해 최소한 4만1800만㎡ 물류센터 추가 공급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쿠팡 등 이커머스 회사들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물류센터 시장에서는 호재다. 주요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 경쟁이 더 치열해졌고, 배송 서비스가 확장됨에 따라 우수한 입지와 뛰어난 물리적 스펙을 가진 물류센터의 매력은 더욱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쿠시먼앤드 웨이크필드]
[그래픽=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쿠팡의 경우 1월 29일 도서산간 지역과 소도시까지 '물류 사각지대'에 로켓배송 서비스를 확대했다고 밝혔다. 배송 인프라를 전국 인구소멸 지역으로 확대한 것.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개로 로켓배송 권역을 확대했다.

특히 부산이 스마트 물류센터가 속속 들어서고 있어 주목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5일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고객 풀필먼트 센터(CFC) 부지에서 기공식을 열고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에 본격 착수했다.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2배 가량 많은 4만5000여종으로 늘렸다. 배송 처리량 역시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건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비용은 약 2000억원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지난해 12월 12일 부산에 신규 물류센터 건립을 위해 1895억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의결했다. BGF리테일은 지난 2021년 8월 부산시와 관련 업무협약(MOU)을 맺은 후 물류센터 건설을 준비했다. 신규 물류센터는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 내 약 4만7000㎡ 규모 부지에 오는 2026년 들어설 전망이다. 물류센터가 들어서면 신규 고용창출도 기대된다.

롯데쇼핑 부산 자동화 물류센터조감도 [사진=롯데]
롯데쇼핑 부산 자동화 물류센터조감도 [사진=롯데]

부산에는 이미 다이소가 최첨단 물류센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다이소는 2019년 7월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연면적 14만2149㎡ 규모의 부산허브센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부산허브센터는 중부권 이남 지역 다이소 매장의 상품 공급을 담당한다.

이외에도 부산시는 SSG닷컴, 쿠팡, 지메이코리아, 한국초저온, LX인터내셔널 등과 물류센터 건립 MOU를 맺은 바 있어 지속적으로 물류센터가 들어설 전망이다.

김원상 팀장(이사)은 “수도권 이커머스 성장이 다소 둔화되며 지방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나 부동산 개발 여건 악화로 인해 신규 개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도권 대비 공급이 부족한 부울경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1월 29일 지난해 물류센터 총 거래 규모는 4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4년에는 2022년 이전에 계획된 물류센터 약 400만㎡의 공급이 예상되며, 2025년 이후에는 예비 임차사를 확보해 공실 리스크를 사전에 해소한 물류센터와 일부 공사 지연 물량을 위주로 극히 제한적인 공급이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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