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김보민 기자)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5일 '삼성전자 가치 제고 제안'이라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같은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가로 치솟았다.ⓒ뉴시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 최고 경영진에게 ‘삼성전자 가치 제고 제안’이라는 제목이 달린 서한을 보냈다.  이는 곧 삼성의 지배구조를 바꾸라는 내용으로 엘리엇이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동조하며 먼저 손을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엘리엇매니지먼트 자회사 블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은 5일 삼성전자에 주주제안서를 보내 지주회사 분사(삼성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에 동조)와 주주 특별 배당 등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엘리엇 측은 서신에서 삼성전자를 지주회사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할 것을 주장했다. 

애초 삼성전자는 이재용 부회장을 삼성의 경영자로 내세우기 위해 경영권 승계 작업으로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의 수순을 밟고 있었다.  또 이 부회장로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삼성전자를 사업회사-투자회사로 분할하고 다시 삼성전자 투자회사가 삼성물산(대주주 이 부회장)과 합병하는 방식의 시나리오가 제시됐었다.

그런데 엘리엇 측이 이와 맥락을 같이하는 방식을 서신에서 제시했다.

서신에서는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상장할 것을 주장했다.  엘리엇의 요구를 구체적으로 풀이하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지나치게 저평가되어 있으니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운영회사를 미국 나스닥과 한국 코스피에 동시 상장하라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으로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으로서 이미지를 갖추게 되면 저평가된 삼성 주식의 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부회장의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서는 주주총회의 통과가 필요한데 엘리엇이 이에 동조해 이러한 방식을 주장한 것이다.  서신을 보낸 시점 또한 삼성전자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절묘했다.  향후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내용이다. 

이러한 엘리엇의 요구에 삼성의 답변은 '당연히 찬성'이라고 밝혔다.

다만 엘리엇이 삼성전자의 지분 0.62%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엘리엇의 행동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또 서신에 주주 특별배당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과도한 배당은 무리라는 것이 삼성측의 입장이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 연구원 팀장은 “삼성측이 절충안으로 연말 배당을 좀 더 상향한다는 신호만 주더라도 엘리엇이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엘리엇의 주주제안 소식이 알려지자 삼성전자 주가는 장중 사상 최고가로 치솟아 주당 170만 원까지 올랐다.  최고가를 경신한 후 전날보다 4.45%상승한 169만1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삼성 관련 주들도 이날 일제히 상승해 장을 마쳤다.

한편 삼성전자 주식 0.12%를 보유 중인 헨더슨글로벌인베스터스 아시아본부장은 6일 로이터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헨더슨은 삼성이 배당성향을 더 높여 저평가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엘리엇과 직접 접촉하지는 않았지만 뜻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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