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newsian=김보민 기자)

▲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에 보낸 서한에 대해 엘리엇이 엘리엇을 위한 엘리엇의 치밀한 계획이라는 업계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뉴시스

지난 5일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에 동조하며 향후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힘을 실어 주는 듯한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엘리엇의 친절한 서한에 삼성전자는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서신을 보낸 시점 또한 삼성전자가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있어 이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 힘이 실렸다. 

또한 엘리엇은 갤럭시노트7 단종 이후에도 기업가치가 훼손되지 않았다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투자자들은 엘리엇이 달라졌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는 큰 착각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신영증권 김은진 연구원은 20일 ‘양의 탈을 쓴 엘리엇’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돌연 양의 탈을 쓰고 돌아온  엘리엇의 컴백 소식이 그저 달갑지만은 않다”며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  엘리엇은 과거 수익을 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전격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엘리엇이 자회사 브레이크 캐피털과 포터 캐피털이라는 계열사를 만들어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고 주주제안을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어 “엘리엇의 계열사와 같은 이름을 가진 회사 2개가 같은 지역에서 같은날, 같은 대행사를 통해 설립된 점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계열사들은 삼성전자 지분 매입 목적으로 지난 4월 설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폴 싱어 회장이 무한책임사원(general partner)으로 지정돼 있는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통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국 시장에 다시 뛰어드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이번 시도가 실패하더라도 짊어져야 하는 리스크를 제한하고, 엘리엇 펀드의 수익률을 보호하기 위해 유한책임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 형식의 계열사를 설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엘리엇이 계열사를 앞세워 한국에 다시 등장한 것은 친절이 아닌 행동주의 펀드사(엘리엇 매니지먼트)의 경영개입으로 주가 변동성을 확대해 이익을 챙기려는 속셈으로 풀이된다.

한편 엘리엇의 서한을 또 다른 방법으로 간단히 설명하면, 삼성은 투자대신 ‘지배구조 개편’과 ‘배당’에 집중하라는 내용이었다. 

우선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눠 미국의 나스닥에 각각 상장시키자는 의견을 내 놓았다.  이는 상장후 주가가 급등하면 엘리엇이 두둑히 한몫을 챙기겠다는 의도이다.

그리고 엘리엇은 주주 특별 배당금도 요구했는데 그 금액이 30조 원에 이른다. 

결국 이들이 들고온 친절한 서한은 엘리엇을 위한 엘리엇의 치밀한 계획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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