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노은지 편집 자문위원/KBS 기상 캐스터] 올해 복수초는 좀 늦게 피었습니다. 지리산 복수초는 지난해보다 2주나 늦은, 지난 15일에 꽃망울을 터뜨렸고요. 서울 홍릉숲에서는 지난 19일 복수초가 피었는데요. 홍릉숲의 복수초 개화 관측을 시작한 이후 두 번째로 늦은 개화였습니다. 이번 겨울 혹독한 한파 때문에 개화 시기도 늦어졌는데요. 그래도 복수초 소식이 들려오는 걸 보니 봄이 오고 있나 봅니다. 

그럼 언제부터 봄일까요?

보통 3월부터 봄이라고 하죠. 일 년 열두 달을 사계절로 나누어 3~5월을 봄이라고 하는데요. 이번 주 목요일이면 어느새 3월, 달력상의 봄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기후학적으로도 봄의 기준이 있습니다. 일 평균기온이 5℃를 넘어설 때를 봄이라고 합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은 일주일 동안의 하루 평균기온이 연속으로 5℃ 이상일 때, 그 첫날부터 봄이 시작됐다고 보는데요. 이번 주 날씨를 보면, 

27일과 28일은 영상권으로 공기가 제법 부드럽겠지만 일시적일 뿐이고요. 삼일절부터 기온이 내려가 금요일엔 아침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겠습니다. 주말엔 다시 기온이 쑥 오르면서 봄기운이 들겠지만 다음 주 초 기온은 또다시 내려앉겠습니다. 

일주일 동안 연속으로 일평균기온이 5℃를 넘기엔 아직은 좀 이른가봅니다. 서울의 경우, 평년기온(과거 30년 기온의 평균)을 보면 일평균기온이 5℃를 넘기 시작하는 날은 3월 12일입니다. 3월 중순은 되어야 봄이 시작된다는 말인데요. 기후학적 봄은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굳이 달력의 날짜가 아니더라도, 굳이 기온이 아니더라도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바로 복수초 같은‘계절알리미’덕분입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1991년부터 국립공원 내 생물들을 연구한 끝에 계절 알리미 생물 50종을 선정했습니다. 달력이 없어도 이 50종의 계절 알리미를 보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변화를 알 수 있는데요. 초봄을 알려주는 계절 알리미로는 복수초, 변산바람꽃, 진달래, 생강나무꽃, 노루귀, 얼레지가 꼽혔습니다. 

다음 달 초면 복수초에 이어 지리산에서 산수유와 생강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겠고요.  중순이면 강원도에서도 노루귀, 변산바람꽃을 만날 수 있겠습니다. 요즘 봄기운이 돌면서 산행 계획하신 분들도 많이 계실 텐데요. 쌓인 낙엽 사이에서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야생화를 보면서 봄의 시작을 함께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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