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월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1월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경제계 신년인사회'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김도양 기자] 4월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계기로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불면서 경제계는 남북 경협 '제2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특히 대북사업의 선봉에 섰던 현대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몰락을 길을 걷는 현대그룹이 재도약할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꾸준히 대북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 왔다. 2012년 신년사에서 "대북사업은 비록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는 역사적 사명"이라고 역설했으며, 지난 2월에는 통일부 초청으로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의 대북 진출은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이었다. 정 명예회장은 1998년 소 1001마리와 함께 직접 북한을 방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듬해 현대아산을 설립해 대북사업에 뛰어들어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개발, 남북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경협을 주도했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은 2008년 관광객 피살 사건 이후 중단됐다. 정부는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으나 북한은 묵묵부답이었다. 2016년 2월에는 마지막 보루였던 개성공단까지 폐쇄됐다.

현대아산의 대북사업은 현재는 명맥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2007년 2555억원에 달하던 매출은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지난해 기준 1263억원까지 급감했고, 영업이익도 2007년(197억원)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화해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북사업에도 다시 불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내리막을 걷고 있는 현대그룹이 재기할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투자는 개성공단 개발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현대아산의 기업가치가 최소 1조5000억원 이상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대북사업이 재개되면 철도·가스관·도로망 인프라 건설과 경제특구 확대까지 전방위적 경협으로 확대될 수 있다. 

현대건설은 대북 경수로 건설 등으로 건설사 중에서 유일하게 북한에 진출한 경험으로 향후 북한의 인프라 건설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 교류의 문이 열릴 때까지 흔들리지 않겠다"면서 "선대 회장의 유지인 남북 간 경제협력과 공동번영은 반드시 우리에 의해 꽃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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