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컴퓨터 중 20큐비트인 IBM Q. (사진=뉴시스)

[뉴시안=송범선 기자] 글로벌 IT 기업들의 양자컴퓨팅 기술 주도권 다툼이 자체 개발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시장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머물러 있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양자컴퓨터 개발에 박차를 가하지만 국내 시장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이에 국내 양자컴퓨터 시장을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양자컴퓨터는 기존 일반 컴퓨터보다 100만배 빠른 최첨단 컴퓨터다. 양자역학의 원리에 따라 작동되는 미래형 컴퓨터라 가능하다.

양자역학의 특징을 살려 병렬처리가 가능해지면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신약개발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의 컴퓨팅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되는 차세대 컴퓨팅 기술이 양자컴퓨터다.

이 양자컴퓨터는 중첩과 얽힘 등 양자역학적 현상을 이용해 다수의 정보를 동시에 연산할 수 있도록 구현돼 있다.

기존의 일반 컴퓨터가 300자리 정수를 소인수분해하는 데 백만년이 걸린다면, 양자컴퓨터는 성능에 따라 1초만에도 이를 계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지금부터 6년 간 연평균 성장률이 24.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홈랜드 시큐리티 리서치는 “6년 뒤 2024년에는 양자컴퓨터 시장 규모가 11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도 지난 2년 동안 양자컴퓨터에 대한 문의가 매년 3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정적인 품질의 양자컴퓨터 제품 또는 서비스가 기존 산업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양자컴퓨터는 2024년에 11조원의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글로벌 IT기업들 양자컴퓨터 시장에 뛰어들어

지난 5~6년 동안 많은 나라들이 양자컴퓨팅 기술을 국가적 과제로 선정하며 양자정보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영국에서는 2013년 이미 4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집중 투자한 바 있다.

수많은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양자컴퓨터 개발에 경쟁적으로 투자를 시작했다.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 미국의 거대 IT 공룡들이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가운데 일본, 유럽 중국의 주요 기업들도 각축전에 참여하고 있는 양상이다.

IBM은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가장 앞서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최정상급 기술을 보유한 IBM은 지난해 12월 세계 12개 기관과 공동연구 계획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늦게 뛰어들었다. 그러나 구글은 존 마르티니스 박사를 영입하면서 양자컴퓨터의 여러 선두 경쟁기업들을 따라잡았다.

이에 올해 3월 구글은 IBM의 50 큐비트를 넘어서는 72 큐비트 양자 프로세서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는 지금까지 발표된 최고 큐비트의 양자 프로세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양자컴퓨터가 곧 미래 먹거리라는 인식 아래 하드웨어는 물론이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5년부터 알리바바가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7년에 스야오윈 미시건 대학 컴퓨터 공학과 교수, 마리오 세게디 럿거스 대학 교수 등 양자컴퓨터 전문가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국내 양자컴퓨터 시장은?

이처럼 양자컴퓨터가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히자 우리나라도 양자컴퓨팅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 양자컴퓨터 시장은 아직 초보적인 단계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IBM의 글로벌 협업 양자컴퓨터 개발 프로젝트(글로벌 기업 및 대학 12곳 참여)에 삼성전자가 참여했다.

SK텔레콤은 올해 3월 초 양자 소프트웨어 개발 스타트업으로 양자암호통신 1위 기업으로 평가받는 아이디큐(IDQ) 인수를 발표한 바 있다.

최병수 ETRI 양자창의연구실장은 "양자컴퓨팅 기술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우리나라도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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