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국제전시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16년 9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주요20개국 (G20) 정상회의가 열린 중국 항저우국제전시장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콘도 다이스케 일본 주간현대 편집위원] "이번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나타난 것은, 지금 중국의 실력으로는 미국과의 난타전이 발생하게 되면 승산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트럼프 정권과의 싸움을 진화시키려고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주에 만난 중국의 한 외교 관계자는 필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시진핑 주석은 7월 19일부터 28일까지 10일간에 걸쳐 UAE, 세네갈, 르완다, 남아프리카, 모리셔스의 5개국을 순방했다.

방문지에서 시 주석은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난하며 "중국이야말로 자유무역과 글로벌리즘의 수호자"라고 설파했다.

남아프리카에서는 BRICS(신흥 5개국) 정상 회담을 열어 시진핑 정부의 외교 정책인 ‘일대일로(一帯一路=실크 로드 경제 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 로드)’의 정당성을 선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중국 측의 주장이 정당하다고 한들, 현실적으로는 이번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경제에 커다란 균열이 발생했다.

지난 번 상하이에서 일본을 방문한 중국의 전형적인 부유층인 한 기업 CEO는 다음과 같은 불평을 늘어놓았다.

"상하이에서는 연일 주가가 떨어지고, 백화점이나 고급 레스토랑은 파리만 날리고 있다. 더구나 베이징 정부는 자본 유출을 두려워해서, 내가 이렇게 일본에 출장 올 때도 단 돈 5000달러를 은행에서 환전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래서는 제대로 비즈니스가 될 리가 없다. 해외에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한도가 10만 위안(약 1640만원)까지로 제한되었다. 이 모든 일이 베이징 정부가 분수를 모르고 미국의 트럼프 정부와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의 시진핑 정부는 한 가지 ‘비책’에 기대를 품고 있다고, 앞서 언급한 외교 관계자가 설명한다.

"그것은 아베 신조 총리의 방중이다. 9월에 열리는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3선을 이룬 직후인 10월에 아베 총리를 베이징에 초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국경절(10월 1일의 건국 기념일)의 대형 연휴가 끝나는 시점을 예정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는 일방주의에 반대한다는 공동 성명을 내고 함께 자유 무역과 글로벌리즘을 유지하고 보호할 것이라고 선언할 예정이다."

아베, 미중 동맹국과 관계 유지에 진땀

일본에게 중국은 최대 무역 상대국으로, 지난해 교역액의 21.7%를 차지했다(미국은 15.1%로 2위). 게다가 트럼프 정권이 빠르면 9월 중에라도 일본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부여할 것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만일 추가 관세가 현실화된다면 일본 경제를 강타하게 될 것은 자명하다. 일본 정부는 중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서라도 이를 저지하고 싶은 것이다.

9월 자민당 총재 경선은 당초 최대의 라이벌로 예상되었던 키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아베 지지’를 공표함으로써 아베 총리에게 더욱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시바 시게루가 출마 선언을 했지만, 중과부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비록 국민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고이즈미 신지로 의원이 이시바 후보를 지지한다고 해도, 철저하게 파벌로 움직이는 국회의원들의 표는 압도적으로 아베 총리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대망의 3선을 달성한다고 해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2대 강국의 ‘불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을 적으로 돌리고도 방중을 감행하게 된다면, 어떤 일을 당할 지 장담할 수 없다. 운 좋게 3선 달성에는 성공한다고 해도, 아베 정권은 동맹국과의 관계 유지에 진땀을 빼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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