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쿠팡)

[뉴시안= 박은정 기자]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이 공식화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도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쿠팡은 상장을 통해 신사업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에 유통업계의 생존 전략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최대 500억 달러(약 55조4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쿠팡은 지난 14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10억 달러(약 1조1000억원)를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담았다. 공모가와 신주 발행 규모에 따라 조달액은 달라질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조달 방법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쿠팡은 서류에서 "현재 우리의 자금 지출 중 상당 부분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로, 성장을 위한 야심 찬 계획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 큰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풀필먼트와 물류센터를 건설해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배송 시간을 줄여 비용 구조를 최적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실탄까지 마련한 쿠팡은 앞으로 신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최근 쿠팡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와 음식 배달 서비스 '쿠팡이츠' 등을 출범하며 비즈니스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향후 자체 영상 계획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생존 경쟁은 더욱 불 붙을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CJ그룹과 손잡고 풀필먼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네이버가 주문부터 물품 포장·배송·반품·재고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서비스 기반을 마련하게 되는 것이다.

11번가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함께 '글로벌 유통허브플랫폼'을 목표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해 국내 셀러(판매점)들이 해외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

쿠팡이 상장을 본격화하면서 타 비상장 이커머스 업체들도 상장 추진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쿠팡을 뒤이을 기업으로는 티몬이 꼽힌다. 티몬은 지난해 4월 미래에셋대우를 상장 대표 주관사로 선정한 후 올해 상장을 준비 중이다.

11번가도 상장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아직 상장 시점을 공식화하진 않았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18년 5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할 당시 2023년까지 상장을 통한 투자 회수를 약속한 바 있다"며 "최근 모회사 SK텔레콤이 아마존과 3000억원 규모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다는 점 역시 상장을 앞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두 업체의 상장 과정이 쉽진 않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상위 이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력 차이가 많이 벌어져 있는 만큼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만한 매출성장률 혹은 수익성 개선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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