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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안= 김진영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이 사회적으로 커지면서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를 점차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6일 “국회 동의를 받아 총리로 취임한다면 경제계를 만나 상황 인식을 잘 정리해 대통령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반도체는 우리의 미래 먹거리 핵심이고, 글로벌 밸류체인 내에서 대한민국에서 경쟁력이 있는 삼성에 대한 배려 조치가 있어야 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과 경제계 등 각계에서 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와 여권의 이 부회장 광복절특사 추진소문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회장 사면과 관련된 일련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전에 이미 당청 내부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품귀 현상으로 미국의 절실함과 코로나 백신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국내 위기상황이 한미관계 교집합지점에서 만나고 있다”면서 “지난 3월부터 당 내부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 논의돼 왔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 일부에서 “여권과 청와대 내부적으로 어느정도 이 부회장의 사면과 관련된 여러 부분을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이미 청와대가 사면 방법과 시기를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원욱 제21대 국회 정각회 신임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정각회 개원 및 회장 취임법회에서 취임사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앞서 이 부회장의 사면 문제를 꺼낸 인물은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처음으로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이 필요하다고 밝히며 사면론에 불씨를 당겼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한 방송에 출연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이 조금 있는 정도가 아니고 아주 강력히 존재한다”고 말해 ‘당청 이부회장 광복절특사 추진설’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이 의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경제가 매우 불안하고 반도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국민도 요구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 부회장의 사면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여권 의원 입에서 공식적으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은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고 이미 당론이라는 의미”라며 “당 내부에서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권 내부의 입장이 정리되면 청와대가 관련 사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이다. 

시기적으로 지금 불씨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광복절특사’를 염두에 두고 있을 것으로 정치권과 재계는 보고 있다.

청와대는 이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형식적인 제스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론과 관련해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 말씀을 자제하겠다”면서도 “정부도 필요한 검토를 언젠가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미묘한 여지를 남겼다. 특유의 중립적인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이 전 대표와 함께 민주당의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6일 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부회장 사면론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상장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 참석해 “국민들의 공감, 또 국민들이 양해하는 상황이 선행돼야 대통령이 결심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민적 요구가 지금보다 더 확대될 경우 청와대에서 이 부회장의 사면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정 전 총리는 그러면서 “지금 신세대들은 과거 세대와는 시각이 많이 다른 것 같다. 공정의 잣대를 들이대면 특별히 하기 어렵다”며 “(사면권이) 대통령 고유의 권한이라 하더라도 국민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는 그 권한을 행사하기 어려운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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