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공모주 청약 마감일인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서 투자자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지난달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등이 지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공모주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지난달 말 일반인 청약을 진행하며 증거금이 대거 몰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발표한 '2021년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025조7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6조1000억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6조5000억원 불어난 것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기타대출 역시 큰 폭으로 늘었다. 신용대출 중심으로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나타낸 것이다. 기타대출 잔액은 281조5000억원으로, 전월(8000억원) 대비 11조원이나 불어난 11조8000억이었다.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등 모두 사상 최대 폭으로 불어난 건 일시적으로 자금 수요가 몰린 탓이다. 지난달 말 SKIET 공모주 일반 청약에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면서 '빚투(대출로 빚을 내서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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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계대출 추이. (사진=한국은행)

앞서 지난 4월 28~29일 이틀간 진행된 SKIET 청약에 81조원이 모이면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바 있다. 상반기 대형 IPO 중 중복 계좌 방식이 가능한 일반 청약이 될 수 있단 입소문에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또 SKIET 최소 증거금인 10주(52만5000원)를 청약할 경우 균등 배정 방식으로 1주 이상 챙길 수 있다는 분위기도 한몫했다.

눈치싸움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자들이 가족과 친지 등 최대한 많은 증권사 계좌를 확보하고, 균등 배정 방식에 유리하도록 많은 증거금을 넣어두면서 대출 잔액이 큰 폭으로 불어난 것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주식 거래 활동계좌 수는 4556만2746개였다. 4월 이후 증가한 활동계좌 수는 무려 491만817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 이후 월간 순증 계좌 기준 최고치다. 

특히 동학개미운동 열풍으로 뜨거웠던 지난해 전체 신규 주식계좌 수가 612만개였는데, 지난 4월 한 달 사이에만 5백만 개에 육박한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63조원의 증거금이 몰린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 당시 그달 기준 신규 계좌 수 230만개와 비교해도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 측도 전날 최대 증가 폭에 대해서 SKIET 공모주가 견인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박성진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SKIET 공모주 청약 관련 대출 수요가 전체 가계대출과 신용대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청약일을 포함해 3영업일 간의 기타대출(신용대출) 추이 등으로 미뤄 약 9조원대 초반 정도가 SKIET 관련 대출로 추정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SKIET 청약 증거금용으로 나간 대출의 대부분은 이미 이달 초 증거금 반환과 함께 상환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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