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3일 오후 2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출마선언식은 경기도 파주 헤이리의 한 스튜디오에서 '사람이 높은 세상, 사람을 높이는 나라'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다. 민주당에서는 박용진 의원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양승조 충남지사, 이광재 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출마를 선언했다. 추 전 장관은 6번째 공식 출마자이다.

추 전 장관의 출마는 민주당 내 대선 판도에 미묘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다. 장관으로 있을 때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내걸고 윤 전 검찰총장을 강하게 압박했던 그는 친문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9일 PNR리서치가 머니투데이 더300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 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를 보면 추 전 장관은 여권 대선주자 적합도에서 단숨에 3위(6.1%)를 기록했다. 이재명(33.3%) 지사, 이낙연(13.6%) 전 대표에는 뒤졌지만 정세균 전 국무총리(5.5%)를 제쳤다. 

향후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지지율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대구 출신인 추 전 장관은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지역구 5선을 기록했고 당 대표와 법무부장관을 지낸 중량감이 있다. 여기에 친문 강성지지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세를 더 키울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여권 대선 판도는 친문지지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이낙연 정세균 추미애 후보가 경쟁하는 구도가 된다. 표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다. 2위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결과적으로 추 전 장관의 출마는 당분간 이재명 지사의 독주 체제를 유지 내지는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여권에서 추 전 장관이 모습을 드러낼수록 중도 확장성이 문제가 될 것이다. 이 부분은 여권에 부담으로 작용해 중도층이 여권으로부터 멀어지는 결과를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권이 곤혹스러워 할 부분이다. 반면 야권은 추 전 장관의 출마를 반색하는 분위기다. 추 전 장관이 목소리를 높일수록, 친문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야권에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추 전 장관과 대척점에 있는 윤석열 전 총장의 존재감이 부각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유창선 시사평론가가 말한 ‘여야가 출마를 환영하는 유일한 후보’라는 평가는 이런 맥락을 반영한 것이다. 결국 추 전 장관의 출마는 여야 1위 후보들의 입지를 더 강화시키는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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