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아이 2020 특별전'이 오는 25일까지 롯데월드몰에서 열린다. 사진 속 작품은 김은하 작가의 'Bon Appetit'. (사진=박은정 기자)
'코리안 아이 2020 특별전'이 오는 25일까지 롯데월드몰에서 열린다. 사진 속 작품은 김은하 작가의 'Bon Appetit'. (사진=박은정 기자)

[뉴시안= 박은정 기자]최근 기업들이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것을 넘어 고객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통수단으로 SNS와 유튜브 등도 있지만 '미술 전시관'도 떠오르고 있다. 고객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휴식 등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작품들로 감동까지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것다. 이에 기업들은 본사 건물을 활용해 미술관을 운영하거나 하나의 콘셉트로 본사를 전시공간으로 만들고 있다. 또 음악공간으로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본지는 기업들이 진행하는 전시회, 음악회 등을 직접 방문해 생생한 메세나 현장을 전달한다. <편집자 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한국의 현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 눈에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한국의 현대 미술을 알리고자 2019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을 시작으로 글로벌 투어를 시작한 '글로벌 아이 2020'이 올해 '고향' 서울에 상륙했다.

전시회 명칭은 'KOREAN EYE 2020 특별전 : Creativity and Daydream'으로,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이 특별전은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미술부문 디렉터 디미트리 오제코프, 글로벌 아이 프로그램의 창립자인 세레넬라 시클리티라, 그리고 사치갤러리 총괄 디렉터이자 수석 큐레이터 필리파 아담스가 직접 선정한 작가들의 작품으로만 구성됐다. 

특별전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화려한 설치·조각·영상 작품들이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설레이게 한다. 수많은 작품들 중 코리안 아이 2020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김은하 작가의 'Bon Appetit' 작품이 관람객들에게 흥미를 전달한다. 멀리서 보기에는 대형 햄버거와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햄버거 속 야채와 고기패티 등이 헌 옷으로 이뤄져 있다. 햄버거의 계란은 노란 옷으로, 베이컨은 갈색 옷 등으로 표현됐다.

특별전 관계자는 6일 "이 작품은 작가가 패스트푸드를 먹고 살이 쪄서 맞지 않는 옷들을 활용해 완성됐다"며 "먹는 순간은 행복하지만 비만을 유발하는 패스트푸드가 남기는 것은, 결국 안 맞아서 못 입게 되는 옷뿐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세경 작가의 'Hair on the Plate' 작품 등. (사진=박은정 기자)
이세경 작가의 'Hair on the Plate' 작품 등. (사진=박은정 기자)

김 작가의 작품 외에 관람객들에게 또 다른 놀라움(?)을 전달한 작품도 있었다. 이 작품을 보는 관람객들은 "뭐야! 이게 작품이 된다고?"라는 말을 쏟아내기에 바빴다.

바로 이세경 작가의 작품 'Hair on the Plate' 등이다. 일명 '머리카락 작가'로 잘 알려진 이 작가는, 초벌구이 된 도자기에 머리카락을 세밀하게 붙이며 정교하면서도 아름다운 문양의 그릇을 만들었다.

특별전 관계자는 "이 작가는 요리 연구가였던 어머니로 인해 유달리 청결함이 요구되는 환경에서 성장해 머리카락에 대한 예민한 상황을 겪게 됐다"며 "이에 머리카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며 이같은 작품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박다인 작가의 'Beauty Cult' 작품. (사진=박은정 기자)
박다인 작가의 'Beauty Cult' 작품. (사진=박은정 기자)

전시관 한가운데에는 분홍색로 색상부터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다. 박다인 작가의 'Beauty Cult'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마치 고사를 지내는 곳과 같이 생겼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제사상 위에 립스틱과 섀도우, 매니큐어 등 다소 낯선 조합이 올려져 있다. 또 제사상 위에 있는 돼지머리는 분홍색으로 물들여 있다.

특별전 관계자는 "박 작가는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해진 한국 사회에 대해 재미있게 비판했다"며 "립스틱과 화장품 등은 모형이 아니라 실제 사용이 가능한 제품이다. 작가가 전시를 위해 사흘간 작품을 직접 설치하며 심혈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강호연 작가의 '인류학(Anthropology)' 작품. (사진=박은정 기자)
강호연 작가의 '인류학(Anthropology)' 작품. (사진=박은정 기자)

2021년판 백남준 작가의 비디오 아트를 연상케 하는 작품도 있었다. 설치미술가인 강호연 작가는 '인류학(Anthropology)'이라는 주제로 비디오 아트를 선보였다. 강 작가는 노트북과 TV·라디오·후라이팬·가습기 등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을 이용해 작품을 만들었다. 

특별전 관계자는 "작가는 여러 소품을 활용해 스위스 융프라우·백사장이 있는 해변·한밤의 보름달·백야와 오로라로 유명한 핀란드 라플란드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절경들을 재현했다"고 말했다.

특별전에는 유명 연예인인 송민호(Ohnim), 강승윤(Yooyeon), 헨리(HENRY LAU)가 참여해 더 인기를 끌었다. 이에 특별전에는 외국인 팬들이 다수 방문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MZ세대들이 롯데백화점을 방문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특별전을 개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젊은 층을 타겟으로 한 문화 예술의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코리안 아이(KOREAN EYE) 2020 특별전

•장소 : 서울 송파구 올림픽로 300 롯데월드몰 지하 1층 P/O/S/T

•기간 : 7월 25일까지(무휴)

•관람료: △청소년 및 성인(만 13세 이상) 1만5000원 △어린이 1만원

•관람시간: 오전 10시 30분~오후 10시(입장마감 : 오후 9시 30분)

•고객문의: 02-3213-2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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