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안전강화’ 대책 부심
국내 건설사,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앞두고 ‘안전강화’ 대책 부심
  • 남정완 기자
  • 승인 2021.09.03 17: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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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 현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중지권’에 대한 안내문을 읽고 있다. (사진=삼성물산)

[뉴시안= 남정완 기자]중대재해처벌법의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국내 건설사들이 건설현장 안전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VR을 이용한 안전교육부터 작업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확인하면 작업 중단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까지 건설현장 안전사고를 막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고용노동부 주최로 열린 안전보건 리더 회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건설업계의 산업재해 건수는 총 983건(1016명)이다. 특히 120억원 이상 대형 건설현장은 원청-하청 구조에서 비롯된 관리 미흡으로 사망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 10개사는 지난 3년간 총 55건의 산업재해로 6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대형 건설현장의 산재 사망사고 원인은 작업 방법 불량(23.6%), 작업계획 불량(24.4%), 관리체제 미흡(17.9%) 등 관리적 원인이 65.9%를 차지했다. 이밖에도 안전시설물 불량, 보호구 미착용 등이 뒤를 이었다.

◇작업자 중심의 안전관리 체계 구축

건설 현장의 위험 요소를 피부로 느끼고 가장 잘 아는 사람은 건설 근로자이다. 이에 현장 작업 중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 해당 작업을 중지할 수 있는 ‘작업중지권리권’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이 제도를 도입하고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간 총 2175건의 작업 중지권이 활용됐다. 이는 한 달 기준으로 360건 수준이다. 제도의 취지는 좋지만, 막상 현장에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 등을 고려해 삼성물산은 매달 우수 제보자를 선정하고 위험 발굴 마일리지 적립 등의 포상 제도를 통해 6개월간 1500명에게 총 1억6600만원의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대우건설 역시 작업중지 권리권을 현장에 적용해 우수 사례자를 포상하고, 안전관리 우수협력사에게 계약우선권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회사 조직도 안전 관리에 적합하도록 개편해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인 품질안전실을 안전혁신본부로 한단계 격상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첨단장비 동원해 위험요인 인식·대처

GS건설은 메타버스와 VR(가상현실)을 활용한 안전교육 콘텐츠를 제작해 근로자 스스로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도록 돕는다. 제공하는 콘텐츠에는 위험작업 특별교육, 필수안전수칙, 사고 유형별 영상 등을 담았다. 기존 문서나 구두 방식의 안전교육에 비해 근로자가 체감하는 안전교육에 대한 의식이 높아진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작업장 내 위험 요소를 인지하고 알리는데 사람이 아닌 첨단 장비가 동원된다. 작업자에게 필수적으로 지급되는 헬멧 등과 같은 안전 보호구에 첨단 기능을 더했다.

쌍용건설은 작업자의 위치와 안전상태, 위험구역 출입통제, 비상 시 SOS 신호 송출 기능 등을 가진 ‘스마트 안전모’를 도입했다.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이 제품은 근로자의 충격과 쓰러짐 감지까지 가능해 사고 시 작업자를 빠른 시간 내에 찾아서 구조하는 데 효과적이다. 롯데건설은 360도 촬영이 가능한 ‘넥밴드형 웨어러블 카메라’를 현장에 도입했다. 목에 걸어 착용하는 방식으로 편의성을 높였다.

이밖에도 현대건설은 자체 안전관리 플랫폼 ‘하이오스(HIoS)를 통해 작업자의 위치 정보와 밀폐공간에서 가스 누출을 감지하고 침수, 화재 등의 이상 징후까지 사전에 감시한다.

이러한 안전교육 강화와 첨단 안전장비 도입에도 불구하고 건설현장에서의 안전불감증과 빨리빨리 식의 공사 관행이 이어지면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안전 관리를 위한 장비·시스템 구축과 함께 안전관리 인력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맞춰 주요 건설사들은 최근 안전관리자 충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태영건설은 안전관리 인력을 올해 4월 기준 140명에서 연말까지 209명으로 충원할 예정이다. 또 협력업체 신규·재등록 시 안전평가 기준을 개선한다. 내부적으로는 분기별로 안전관리 추진실적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매월 대표이사 주관으로 안전 관련 현안을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넉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현장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행보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고 경영책임자 등이 직접 안전보건 경영에 참여하고 그에 부합하는 조직과 예산을 편성·운영하는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한 인명 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안전사고로 노동자가 사망할 경우,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법인 또는 기관에게는 50억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올해 1월 제정된 후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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