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송영길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 휴대폰을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받았다는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불러왔다. 송 대표는 지난 11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이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탄압을 받던 사람이다. 거의 기소돼서 (정치적으로) 죽을 뻔했다. (이 후보가) 장관을 했나, 국회의원을 했느냐”고 말했다. ‘정권 교체’를 강조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가 가능한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답한 내용이다. 

송 대표는 이 후보로의 정권 재창출도 내용상 정권교체나 다름없다는 얘기를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역시 새로운 정권의 창출이다. 여야의 정권 교체는 아니지만 정권 교체에 상응할 만큼의 새로운 변화된 새로운 정권을 만드는 것이다”라고 강조한 것이 그 반증이다. 이것은 정권교체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야당으로의 정권교체 흐름에 대응하는 논리다. 즉 ‘이 후보의 당선도 정권교체다’라고 하는 논리를 확산하기 위한 셈법이 숨어 있다. 실제 득표와 관련해서 보면 이런 흐름이 확산하면 이 후보 입장에서 불리할 게 없다. 그럼에도 여권 내 미묘한 파장이 이는 것은 ‘탄압’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 때문이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은 같은 날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문 정부에서 이 후보를 탄압했다는 송 대표의 말씀을 듣고 아연실색했다. 내부를 분열시키는 이런 발언이 선거에 무슨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저도 대통령을 모셨지만, 대통령님은 특정 누구를 탄압하는 성정이 아니다. 본인이 힘드셔도 전체를 위해 참고 견디시는 분이다. 사실과도 전혀 부합하지 않고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국민소통수석을 지낸 윤 의원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 캠프에서 정무실장을 맡았었다. 

송 대표의 발언은 이른바 ‘차별화’를 추구하는 이 후보의 딜레마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와 다르다는 것을 이 후보로서는 강조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일정한 갈등은 오히려 득표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이와 비슷한 줄타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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