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배우자 김건희씨의 녹취록이 지난 16일 저녁 MBC를 통해 공개됐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 측에선 김씨의 발언 수위가 거론됐던 것보다 낮다며 내심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체적인 평가도 엄청난 파괴력이 있을 것처럼 예상됐던 것에 비해 수위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발언 곳곳에 위험 지점이 있는데다가 아직 한차례 더 방송 일정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후속 방송에서 어떤 내용이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앞서 ‘김건희 7시간 통화 녹취’가 방송된다고 알려진 뒤 정치권에선 여야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국민의힘에서는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내고 해당 기자에 대해서도 고발했다. 김기현 원내대표 등 50여 명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본사를 항의 방문하기도 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본방사수’를 외치며 ‘김건희리스크’ 이슈를 키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여야의 공방 속에 ‘김건희 7시간’은 이슈 파급력이 커졌다. 그러나 막상 방송 이후 “그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이다. 여야가 지레짐작으로 과잉 대응한 측면이 있다. 

방송 내용을 살펴보면 김씨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서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것이다. 보수는 챙겨주는 게 확실해서 안 터진다”라고 말했다. 피해 여성들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김씨도 이를 의식한 듯 방송에서 “부적절한 언급으로 송구하다”고 해명했다. “우리 남편(윤 후보)이 대통령 되면 동생이 제일 득을 본다”, “1억원을 줄 수도 있다” “나중에 한번 봐서 우리 (선대위)팀으로 와 달라”는 등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캠프에서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는 발언도 있다. 김씨가 캠프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의 경쟁자였던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는 “홍 의원을 비판하면 슈퍼챗이 많이 들어올 것”이라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해서는 “먹을 게 있으니까 왔다”고 표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한 것은 보수” “남편(윤 후보)을 키워준 것은 문재인 정부”라는 말도 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MBC가 '김건희 홍보' 방송을 해준 것 아니냐. 김씨의 이미지가 오히려 이번 방송을 통해 개선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러나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 MBC가 한차례 후속 보도를 예고한 상태다. 어떤 내용이 방송될지 알 수 없다. 또 각종 유튜브 등에서 ‘김건희 녹음파일’ 일부 내용을 내보내고 있다. 김씨의 여성 비하 발언 등이 후폭풍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설을 앞두고 ‘김건희 이슈’가 밥상머리에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 것도 국민의힘으로서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윤 후보로서는 ‘김건희’를 어떻게 해야 할지가 50일 남은 대선의 주요 과제 중 하나로 떠오른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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