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 씨. (사진=뉴시스, JTBC 뉴스룸 캡처)
사진 왼쪽부터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성폭행 피해자 김지은 씨. (사진=뉴시스, JTBC 뉴스룸 캡처)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씨가 ‘서울의 소리’ 이모 기자와 통화한  내용 가운데 ‘미투’ 관련 대목이 있다. “난 솔직히 안희정이 불쌍하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다. 보수는 챙겨주는 건 확실하다.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다. 그래서 여기는 미투가 별로 안 터진다. 미투 터지는 게 다 돈 안 챙겨주니까 터지는 거 아니냐.” MBC 방송을 앞두고 이 대목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김씨 측에서는 서면 입장문을 냈다.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 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 윤 후보도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가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다시 거론하면서 피해자인 김지은씨가 문제를 제기했다. 김지은 씨는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낸 성명에서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씨의 태도를 보았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도 들었다.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이 2차 가해 씨앗이 된다.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는 내용이다. 김건희씨의 진심어린 사과를 다시 요구한 셈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여성본부 고문을 맡고 있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피해자 김지은 씨에게 사과했다.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서울의 소리’ 녹취록 파동이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 김지은 님께 끼쳤을 심적 고통에 대해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 ‘줄리설’로 인한 여성비하적 인격말살로 후보자 부인 스스로도 오랫동안 고통받아왔었음에도 성폭력 피해 당사자이신 김지은 님의 고통에 대해서는 막상 세심한 배려를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미투’ 내용과 관련해 김건희 씨가 다시 한 번 사과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온다. 내용도 민감하고 이미지 관리 측면에서도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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