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25일 대전 서구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사진=뉴시스)
지난해 10월 25일 대전 서구 KBS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오른쪽). (사진=뉴시스)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없이 2시간동안 비공개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홍 의원은 윤 후보에게 “국정운영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하고, 처갓집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하는 등 두 가지 조치를 하면 중앙선대위(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으로 선거팀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자신이 운영하는 ‘청년의꿈’ 플랫폼을 통해 공개했다. 

홍 의원은 또 3월 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서울 종로에 공천할 것을 제안했다고 노컷뉴스가 보도했다. 최 전 원장은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뒤 홍 의원을 도왔다. 홍 의원은 대구 중남구 등에도 자신과 가까운 인사의 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은 곤혹스러운 모습이다. ‘공천’이라는 민감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꺼냈기 때문이다. 윤 후보 측에서는 애초 공천 후보군으로 전문가 집단을 생각했다고 한다. 특히 종로의 경우 정치적 상징성이 큰 지역이라 후보와 러닝메이트적인 성격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회동 이후 “윤 후보는 일단 긍정적인데 윤핵관(윤석열핵심관계자)들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근로계약서를 다 쓰고 해야 나중에 탈이 없는 것이고, 홍 의원도 워낙 정치적으로 경험이 풍부하신 분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봤을 때 무리하다고 생각하는 제안이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홍 의원이 말한 ‘국정운영 능력 담보 조치’와 관련해서는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을 쓰라는 것으로 본다. 홍 의원 본인과 오랜 인연을 맺은 인사라기보다는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저 정도면 탕평인사고 훌륭한 인사라고 할 만한 사람들을 추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처가집 비리 엄단 선언’과 관련해서는 “후보 입장에서 다소 불쾌하고 좀 감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나 이미 하고 있다. 여기서 뭘 어떻게 더 하라는 거냐’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봤다.

윤 후보가 홍 의원이 제안한 것을 받아들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 현재 상황을 볼 때 홍 의원과의 화학적 결합이 절실하다는 점에서 윤 후보가 홍 의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윤 후보로서는 이른바 ‘집토끼’로 표현되는 지지층의 결속을 꾀하는 일이 무엇보다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홍 의원이 대구경북에서 오래 활동해왔다는 점도 참고사항이다. 게다가 홍 의원이 특유의 ‘입담’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대한 공세에 나서준다면 윤 후보로서는 금상첨화다. 홍 의원이 선거 일선에 뛰어들면 2030+6070의 이른바 ‘세대연합론’이 한층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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