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단)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더불어민주당이 ‘정치 개혁’ 카드를 꺼내들었다. 물밑에서 거론됐던 ‘586 용퇴론’도 급물살을 타는 흐름이다. ‘정권 교체’ 바람이 거센 가운데 ‘정치 개혁’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노림수로 보인다. ‘변화’ ‘쇄신’ 이미지를 민주당이 선점해 미래지향적인 집권 세력으로 국민에게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선판 프레임을 바꾸려는 시도다. 

시작은 이재명 후보의 측근 인물들인 ‘7인회’가 열었다. 정성호 김영진 김남국 의원 등 ‘7인회’는 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가 집권하면 임명직에 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7인회’에 이어 김종민 의원이 ‘586용퇴론’을 꺼내들었다. ‘기득권 세력’으로 평가받아온 586들이 용퇴함으로써 젊은 세대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내각 중심의 국정 운영’ 등 국정 운영 방식의 변화도 언급했다. 전반적인 정치 개혁을 강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이런 흐름을 받아안은 것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송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과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5곳 중 3곳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자신도 2024년 제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송 대표는 “공천 포기는 당장은 아픈 결정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책임 정당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586세대가 기득권이 되었다는 당 내외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586이 많은 일을 해 온 것도 사실이지만 우리가 원한 것은 더 나은 세상이지 기득권이 아니다”라며 22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선배가 된 우리는 이제 다시 광야로 나설 때다. 자기 지역구라는 기득권을 내려놓고 젊은 청년 정치인들이 도전하고 전진할 수 있도록 양보하고 공간을 열어주어야 한다.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역사적 소명은 이재명 후보의 당선으로 저 자신부터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이재명 정부’ 탄생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에서 제명 건의를 의결한 윤미향, 이상직, 박덕흠 의원의 제명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잘못된 정치문화부터 일소해야 한다. 잘못이 있다고 판단이 내려졌고, 자문위가 제명을 결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전체 광역, 기초의원의 30% 이상을 청년으로 공천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2030 중심 당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고,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이 더해진다면, 국정운영 능력과 쇄신 능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능력 있는 당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민주당 안팎에서 펼쳐지는 이런 흐름은 이재명 후보의 지지율과 떨어져서 볼 수 없다. 최근 이 후보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30%대 중후반을 오르내리고 있다. 좀처럼 40%의 벽을 뚫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정치 개혁 아젠다와 변화, 쇄신을 바탕으로 프레임을 바꿔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청년 세대에게 공간을 열어줘 2030 지지율을 끌어올리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략이 성공할지 여부는 부동산 문제 등 민생 문제와 정치 개혁 아젠다가 접점을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