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전 거래일(2709.24)보다 94.75포인트(3.50%) 떨어진 2614.49에 거래를 마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82.09)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7.7원)보다 5.1원 오른 1202.8원에 문을 닫았다. (사진 제공=뉴시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2709.24)보다 94.75포인트(3.50%) 떨어진 2614.49에 거래를 마친 2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82.09)보다 32.86포인트(3.73%) 내린 849.23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97.7원)보다 5.1원 오른 1202.8원에 문을 닫았다. (사진 제공=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국내 증시가 악재를 거듭하고 있다. 3000을 넘어 훨훨 날던 코스피 지수가 불과 며칠새 급락하며 26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투자자의 심리 역시 최악으로, 패닉셀링하고 있는 모습이다.

27일 코스피는 3.50% 급락한 2614.49로 장을 마쳤다. 21년 8월 20일 이후 3%가 넘는 최대의 낙폭이다. 코스닥 지수도 880선으로 내려앉았다. 기관이 1조8019억원을 사들이며 주식 하락을 저지했지만 외국인이 1조6377억원, 개인 투자자가 1684억원을 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올들어 코스피는 이미 12%나 하락한 상황이다. 

증시 하락 이유는 국제적 요인과 국내적 요인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지난 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3월 기준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한 매파적 발언이 컸다. FOMC 정례회의 이후 미국 연준의 긴축 스텝이 25bp의 ‘베이비스텝’이 아닌 50bp의 ‘자이언트스텝’의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에 패닉한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들이 대량 투매를 일으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크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은행들의 달러화 경제를 차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27일의 미-러간 협상에서 미국은 사실상 러시아의 안보보장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발 전쟁 위기감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증시를 꽁꽁 얼렸다.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국제 유가도 한 몫 했다. 유가는 올해 들어서만 약 16% 급등하면서 배럴당 86.96 달러 수준까지 올랐다. 조기 긴축 우려에도 불구하고 UAE 석유 시설 공급이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공급 불안을 자극하면서 유가 급등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가 급등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는 동시에 인플레이션 압력을 증폭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적 요인으로는 27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LG에너지솔루션을 들 수 있다. LG엔솔에 거래대금이 쏠려 증시 주변부가 불안해지졌고, 패시브 자금의 매물을 받아줄 수급 주체의 공백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 외에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의 재확산세도 불안감을 키웠다.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으로 인력난이 심해지고, 결국 임금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증시 압박 요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정부의 미흡한 방역 대응에 27일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만4518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설연휴 직후 확진자가 2만~3만명대로 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북한 도발 역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북한은 27일 오전 8시쯤 함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올 들어 벌써 6번째 무력 시위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국내 증시의 암흑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7일 코스피 급락은 좀 더 매파적이었던 연준의 회의 결과에 대한 반응이었다. 시장은 연준 회의 결과에 완만함을 기대했는데 오히려 매파적 발언을 한 점이 시장의 낙폭을 키웠다"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쇄적인 패닉셀링(공포 투매)으로 국내 증시가 또다시 급락했다"며 "1월 FOMC 이후 연준의 긴축 가속화,  LG에너지솔루션 편입을 위한 주요 수급 주체 간 수급 왜곡 현상 심화, 설 연휴 돌입에 따른 관망심리 공존 등이 맞물렸다"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의 허재환 팀장은 “코스피 2600대는 올해 영업이익 -10% 감익까지 반영한 수준”이라며 "지금은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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