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 ］더불어민주당의 ‘586세대 용퇴론’이 용두사미가 되는 분위기다. 송영길 대표와 김종민 의원 등이 제기했던 ‘86 용퇴론’이 후속 흐름이 이어지지 못하면서 찻잔 속 태풍이 되고 있다. 특히 대표적인 ‘86세대 정치인’으로 꼽히는 우상호 의원이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으면서 말뿐인 인적 쇄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후보의 정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정치 교체, 변화와 혁신 흐름을 주도하겠다던 의지는 사라졌다. 오히려 내부에서 ‘요설’ ‘자기 정치’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갈등만 커진 상황이다. 

우상호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86세대 용퇴론) 그 문제가 더 길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는 오히려 뒤로 물러서야 할 86세대가 선거를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는 것에 의아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용퇴론) 말을 꺼냈으면 실행해라”고 당내 86세대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이상민 의원은 “배가 아픈데 소화제를 먹어야지 발등에 소독약을 바르면 되겠느냐”고 말했다. 애초 ‘586용퇴’ 주장 자체가 잘못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본질적인 걸 내놔야 하는데 너무 변죽을 울린다. ‘586그룹’으로 하는 건 마땅치 않고 굉장히 책임 회피적이다. 586을 싸잡아 책임을 물으면 달라지겠느냐. 앙갚음이나 화풀이하는 용도로 쓴다는 것밖에는 의미가 없다. 그동안 당 지도부에, 잘못된 길로 이끌었던 리더십에 오류가 있었던 분들이 있으면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 책임은 분명히 옥석을 가려서 그 소재와 경중을 따져야지 두루뭉술하게 '책임지라'고 하면 그 대상이 된 사람들도 수용하기 어렵고 갈등만 크게 유발돼 소모적으로 흐를 수 있다”고 당 지도부를 질타했다.

‘586용퇴론’을 둘러싼 갈등은 현재 민주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복합적으로 보여준다. 진단이 다르고 해법이 다르다. 소통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않고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보니 후보 따로, 당 따로이다. 대표 따로, 당 따로다. 선대위를 개편했지만 여전히 이 후보와 당과는 흐름에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의 고민이 더 깊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