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27일 오전 경남 통영시 소재 한 굴 작업장을 찾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27일 오전 경남 통영시 소재 한 굴 작업장을 찾아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에 경기도청 공무원을 개인 비서처럼 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불어 대리 처방 의혹, 경기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 등도 불거졌다. 특히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은 법적으로도 민감한 부분이어서 이가 주목된다. 설을 기점으로 ‘김혜경 의혹’이 확산하는 흐름이다. SBS에서 지난달 28일 보도를 시작한 이후 채널A, TV조선에 이어 2일에는 KBS에서 관련 의혹을 크게 보도했다. 그렇잖아도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고전 중인 이 후보로서는 악재를 하나 더 만난 셈이다. 최근 불거진 의혹이 지난해 10월까지 경기도청 비서실에 근무했던 인사 A씨의 제보에 의해 세상에 알려졌다는 점도 곤혹스런 대목이다.

SBS는 지난달 28일 8시 뉴스에서 2021년 봄 A씨와 상급자인 배아무개 씨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메신저 대화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A씨가 김혜경씨 가족과 관련한 심부름을 하거나 장을 보는 등 사적으로 일한 정황 등이 담겨 있다. 또 배 씨와 대화를 주고받은 뒤 A씨가 비서 이름으로 약을 처방받아 김혜경씨의 분당 수내동 집으로 전달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대목도 담겨 있다. ‘대리처방 의혹’이다. A씨는 자신이 약을 김씨에게 전달했다며 문에 약봉지를 걸어놓은 사진도 공개했다. SBS 는 이밖에도 A씨가 김 씨가 자주 가는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김씨 집으로 가져가는 등 사적 심부름을 해온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KBS는 지난 2일 저녁 9시 뉴스에서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을 보도했다. A씨가 식당 등에서 자신의 개인 카드 등을 사용해 음식 등을 사 김씨에게 보낸 뒤 다음 날 결제를 취소하고 경기도 법인카드로 다시 결제하곤 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기간 동안 이런 경우가 10차례는 된다고 A씨는 주장했다. KBS 취재진이 해당 식당을 방문해 확인 취재한 결과 A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일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 씨가) 지자체 예산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집에서 소고기를 먹고, 제수용 음식 구입에도 (지자체 예산을) 썼다는 얘기다. 이런 형태로 도지사 살림을 살았다면, 나라 살림을 살 때는 어떻게 되겠나. 문제가 되는 것은 (이 후보가) 시장 시절과 도지사 시절에 배우자의 업무를 전담하는 별도 직원을 채용한 것”이라고도 비판했다.

KBS보도 전 파장이 커질 것을 예상한 듯 배 씨와 김 씨는 사과 입장문을 냈다. 배 씨는 “어느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면서 김혜경 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40여 분 뒤 김씨도 입장문을 내고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다. 있어서는 안될 일이 발생했다. 공과 사를 명료하게 가려야 했는데 배 씨와 친분이 있어 도움을 받았다”면서 사과했다. 이 후보는 3일 서면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지사로서 직원의 부당행위는 없는지 꼼꼼히 살피지 못했고, 저의 배우자도 문제가 될 수 있는 일들을 미리 감지하고 사전에 차단하지 못했다”며 “보도된 내용을 포함해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를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기 바란다. 문제가 드러날 경우 규정에 따라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호재를 만난 국민의힘은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 공금 유용이다. 거기다 거짓 해명까지 했다. 배모 씨가 모든 책임을 진다고 하면서, 약도 자신이 필요해서 주문했다는데 정작 (약을) 배달한 곳은 김혜경(집)인데 왜 배씨가 (약이) 필요했다는 건지 앞뒤가 안 맞는 거짓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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