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사태의 키를 쥐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우크라이나사태의 키를 쥐고 있는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뉴시안= 김나해 기자]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국제유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원자재 가격 이 폭등하면서 국내 경제에 적지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CNN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노선은 헌법에 명시돼 있다”며 “일부 언론과 정치 지도자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나토 가입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우크라이나는 선택한 길을 계속해서 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같은 날 14일(현지시간) 키예프에 있는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하고 우크라이나 서부 지역의 르비브로 이전한다고 밝혔다. 

당장 전쟁 우려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주요 원유 생산국이면서 세계1위 천연가스 수출국이다. 15일 기준으로 WTI는 전일대비 2.53달러 오른 배럴당 95.46를 기록했다. 두바이유는 92.60달러, 브렌트유는 96.48달러를 기록했다. WTI 기준으로 최저점이었던 지난 12월 1일의 65.57달러에 비하면 2개월반만에 45% 넘게 오른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중으로 배럴당 100달러 돌파도 시간 문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오는 7월까지 브렌트 유가는 120달러까지, WTI는 117달러까지도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전문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 1월 JP모건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 될 경우 1분기 내에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국제 유가는 수출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가 될 경우 2022년도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 국제 유가의 상승이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휘발유 값은 조만간 리터당 2000원을 돌파할 수 있다.

각종 업계 역시 비상이다. 화학업계는 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이 올 초부터 급등하고 있지만 국제유가의 추가 급등으로 원가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항공업계 또한 코로나19으로 인한 산업 침체에 더해 항공유 가격 급등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러시아로부터 수주한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발주가 미뤄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는 모습이다.

기업이 원자재 수입물가 상승분의 절반을 자체 흡수하고 나머지 절반을 제품 판매가격에 반영한다고 가정하면 영업이익률은 연간 2.3%포인트 떨어지고 상품·서비스 가격은 6.0%포인트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원자재 가격도 다시 급등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2년 1월 수출입물가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원재료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8.2% 상승했고, 중간재도 석탄 및 석유제품, 제1차 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전월 대비 2.7%,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2.0%, 0.7% 상승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밀, 옥수수 등 곡물 자원 수출국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애그플레이션'(곡물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이 발생될 수도 있다. 곡물가 인상은 식ㆍ음료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 역시 세계 물가를 견인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태스크포스(TF)’ 회의를 개최하고 우크라이나 사태의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억원 기재부 제1차관은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 러시아와 서방 간의 병력 증강과 군사훈련이 강화되고 있고, 주요국 대사관의 철수 명령 등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고 있다”며 “앞으로 정세 불안이 더욱 심화할 경우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실물경제 회복세 제약,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