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요 백화점 3사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사진=각 사 제공]
올해 주요 백화점 3사가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사진은 위에서부터 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롯데백화점. [사진=각 사 제공]

[뉴시안= 박은정 기자]백화점 업계가 올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보복소비'로 성장을 이어왔지만, 올해는 고물가로 인해 소비침체 현상이 두드러지고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백화점업계가 외면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뿐만 아니라 대형마트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오래된 점포를 리뉴얼하고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주요 3사의 3분기 실적은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은 3분기에 매출 7530억원과 영업이익 74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간 대비 각 2%, 31.8% 떨어진 수치다. 신세계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신세계백화점 매출은 1조4975억원, 영업이익은 1318억원으로 각 23.4%, 13.9%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3분기 매출 1조42억원, 영업이익 7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 26.8%, 19.8% 줄어들었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를 겨냥한 영패션 전문관을 대거 입점하고 팝업스토어 오픈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잠실 롯데월드몰에 100여개 이상의 신규 브랜드와 300여개 팝업스토어를 선보였다. 특히 MZ세대 니즈를 겨냥한 플래그십 매장과 F&B 매장 입점, 아트리움 광장에서 펼쳐지는 체험형 초대형 팝업스토어로 각광받았다. 

현대백화점은 판교점과 압구정 본점·더현대서울 등을 위주로 리뉴얼을 실시했다. 판교점의 경우 IT기업이 밀집해 있어 소비 수준이 높다는 것을 감안해 명품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를 입점하고 남성·여성의 명품 주얼리 브랜드도 추가 보강할 계획이다. 더현대서울의 경우 최근 루이비통 브랜드 입점에 성공했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경기점·타임스퀘어점 등 주요 수도권 점포를 새롭게 단장한다. 강남점의 경우 올해 연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면서 식품관과 남성 럭셔리 패션을 지속 강화할 계획이다. 식품관의 경우 면적만 6000평에 달해, 국내 백화점 중 가장 넓고 고속터미널과 접근성이 뛰어나 외국인과 지방 고객 등의 유입이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이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에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매장. [사진=롯데마트]
최근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이 소비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은평구에 리뉴얼 오픈한 롯데마트 그랑그로서리 매장. [사진=롯데마트]

롯데마트와 이마트 등 대형마트는 온라인 중심의 소비문화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을 유입하기 위해 점포 리뉴얼 뿐만 아니라 상품·가격 경쟁력까지 높이는 데 칼을 갈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3분기까지 전국의 12개 점포를 재개장했다. 그 결과 2·3분기 전체 고객 수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각 5.5%, 5.8% 증가했다. 이마트는 2024년에도 점포 재단장을 통해 그로서리(식품) 직영매장 상품을 다양화하고 고객 관점의 매장 구성과 상품 진열을 강화할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슈퍼와의 통합 소싱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형 점포인 '제타플렉스'를 중심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잠실점과 서울역점 두 곳을 제타플렉스로 운영하고 있다. 제타플렉스는 일반 매장보다 30% 이상 품목수가 다양하고, 계절감이 풍부한 신선 매장 등이 마련돼 있다.

그결과 지난 9월 제타플렉스 서울역점은 리뉴얼 후 방문객 수와 매출 상승 효과를 누리고 있다. 재단장 이후 37일간 실적을 살펴본 결과, 매장 방문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0% 오르고 매출이 75% 뛰었다. 

대형마트 업계는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9월 몽골의 수도 올란바토르에 4년 만에 신규 매장 '몽골 이마트 4호점'을 열었다. 베트남에도 3호점을 오픈한 가운데, 베트남 대형마트 중 1등 점포로 키워 동남아 시장 공략의 허브로 활용할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2008년부터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점으로 해외 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재까지 인도네시아에 50개, 베트남에 1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 9월에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쇼핑군 계열사가 총집합한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열고 아시아 시장 확대에 나섰다. 

한편 업계는 내년에도 고물가에 따른 저성장 소비로 인해 소매유통시장의 성장률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는 '2024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를 열고 내년 소매시장이 올해 대비 1.6% 성장에 그칠 것으로 관측했다.

대한상의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내년에도 이어지면서 소매시장이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정된 수요를 둘러싼 시장 내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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