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주의 종합 지수로 여겨지는 'KODEX 가치투자'는 2주 사이에 크게 올랐다. (차트=하나금융투자) 

[뉴시안 맛있는주식=송범선 기자] 성장주가 지고, 가치주가 뜨고 있다.

지난 2년여 간 주춤하던 가치주들이 4월 들어 큰 폭의 반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성장주가 흔들리는 와중에, 가치주는 저점에서 20~100% 대의 상승을 보이며 상승추세로의 전환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가치주란 성장성은 높지 않지만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부채비율이 낮은 안정적인 종목을 뜻한다. 대체로 가치주는 높은 자산가치 대비 크게 할인돼 있다.

가치주로 꼽히던 삼륭물산은 최근 저점 대비 100% 넘는 상승을 보이며 2배 가량을 올랐다.

또 메가스터디는 50% 가까운 오름세를 나타냈고, 동양파일은 저점 대비 30% 이상 상승했다.

이밖에 가치주로 분류되던 DSR, 삼화페인트, 코라오홀딩스 등도 10~20% 가까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가치주의 종합 지수로 여겨지는 KODEX 가치투자 종목도 2주 사이에 크게 올랐다.

이와 같은 가치주들의 반격은 그동안 고통 받던 가치주 펀드에 희소식으로 다가오고 있다. 또 가치투자 방식을 고수하던 한국투자 밸류 자산운용과 신영자산운용에 긍정적인 큰 호재로 여겨진다.

올해 40여개 유형의 펀드 중 가치주펀드의 자금 유출액은 1위였다. 자금 유출 원인은 지난 몇 년간 가치주들의 수익성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 밸류 자산운용의 이채원 대표는 지난 몇 년간 지속해서 가치투자를 예찬해 많은 투자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매년 같은 전망을 반복했지만 계속해서 틀렸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에는 그 예상이 적중할 것이란 점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가치주들의 반등이 이들의 뚝심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가치주는 높은 자산가치 대비 크게 할인돼 있는 종목을 뜻한다. (사진=픽사베이)

현재 가치주의 반등과는 반대로 성장주는 주춤한 실정이다.

4월 들어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등 연초 주된 상승을 장식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4월 들어 계속 하락세다.

제약·바이오 상승 테마를 이어받은 업종은 남북경협주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비핵화와 개성공단 가동 재개가 유력해지면서 남북경협주는 크게 치솟았다.

철도주 현대로템은 전날의 급등에 이어 24일도 양호한 흐름이다.

남광토건, 좋은사람들 등의 개성공단 관련주도 급등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남광토건은 24일 5.4% 가량 하락하고, 좋은 사람들도 추세가 약간 꺾여 내려가는 양상이다.

남북경협주 테마 다음 타자는 낙폭과대 가치주들이 받고 있다.

가치주들은 지난해 빛을 발하지 못했다. 반도체와 헬스케어, 삼성전자와 셀트리온이라는 두 축이 성장주를 대표하며 시장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의 초고가 행진에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코스피 지수의 시가총액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급등은 코스피지수를 2500선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다소 다른 흐름이 연출되고 있다. 성장주가 저물고 2016년 이래 계속 하향세를 타던 저평가 가치주들이 반등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성장주, 넷플릭스와 애플은 주봉 상 아직 건재하다. (차트=하나금융투자)

일각에서는 “가치주가 다시 전성시대를 맞기엔 아직 상승률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성장주의 상승 흐름이 아직은 꺾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성장주, 애플과 넷플릭스 등도 아직 주봉 상 추세는 살아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이다.

이에 FANG으로 불리는 뉴욕 기술주들의 본격적인 하락 이후에야 가치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린치는 “성장주와 가치주가 몇 년 주기로 상승흐름을 번갈아 하지만, 20~30년 단위로 길게 보면 성장주보다 가치주의 수익률이 더 좋다”라고 말했다.

가치주들의 약세가 몇 년 이어진 상황에서 반등이 나오는 시점이라, 향후 몇 년간 가치주 위주의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도 “현재는 가치주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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