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어 인도까지 한·일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 검토 중이다. 사진은 포스코 생산라인을 둘러보는 이강덕 포항시장. (사진=뉴시스)

[뉴시안=이석구 기자] 인도가 한국과 일본산 철강 제품에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철강 관세 시행 이후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까지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경제 관계자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1분기 인도의 철강 수입은 1년 전보다 15% 증가한 210만t을 기록했고, 인도는 철강 순수입국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인도 정부는 수입 물량을 통제하기 위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세이프가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인도 정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올해 회계년도 1분기(4~6월) 인도의 한국산 철강과 일본산 철강 수입은 각각 31%와 30%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인도의 철강 수입이 증가한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 이후 많은 한국과 일본 수출 업체들이 미국에서 인도로 수출을 전환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한치 앞 예측하기 어려운 수출 환경에 직면 

세이프가드는 수입물품의 수량을 제한하거나 관세율을 인상해 자국 산업을 보호하는 조치다.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르면 특정 품목의 수입이 급증해 자국 산업에 중대한 손실이 발생한 경우 세이프가드를 발동할 수 있다.

미국의 철강 관세 시행 이후 이처럼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경쟁적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어 국내 철강 업계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EU로 철강 수출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달 19일부터 23개 철강재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

동유럽 국가들의 모임인 유라시아경제연합(EAEU)도 세이프가드 조사에 착수했다. 캐나다도 7개 철강 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검토 중이다.

한 국내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 시작된 보호무역주의 여파가 EU, 중국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내 기업들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수출 환경에 직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세이프가드 발동은, 철강산업의 수출 침체 뿐 만 아니라, 전세계적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 연관된 수요산업의 장기적 침체도 야기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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