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뉴시스)

[뉴시안=박성호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현지시간) 미국 기업이 중국 화웨이를 비롯한 일부 외국 공급자들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는 광범위한 권한을 연방정부에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정보통신 기술 및 서비스 공급체인 보호(Securing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and Services Supply Chain)'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나 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정보통신 기술에 포괄적으로 적용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 행정부는 미국의 정보통신 기술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취약점을 적극적으로 많이 만들어내고 있는 해외의 적들로부터 미국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화웨이를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미 상무부는 미국 정부의 승인 없이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부품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이른바 '수출제한리스트(Entity List)'에 중국의 화웨이와 화웨이의 계열회사들을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수출제한리스트에 추가될 기업이 화웨이와 그 계열회사 70개라며 이 같은 조치가 수일 내로 발효될 것이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이 화웨이를 겨냥한 무역협상의 압박카드로 분석했다. 

화웨이는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인한 행정명령이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미국의 조치로 인해 차세대 통신 규격 5G 구축이 크게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하며 "불합리한 제한이 화웨이 권리를 침해하고 엄중한 법률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와 화웨이가 정면으로 충돌한 분위기지만 실제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WSJ은 작년 화웨이가 미국으로부터 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는 작년 전체 매출 1070억 달러의 0.2%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화웨이에서 일하는 직원 숫자는 약 18만명으로 미국에는 12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기업 타격보다 '중국산 부품 = 보안 구멍'으로 인식시키려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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