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불허 발표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뉴시스)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인가 불허 발표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사진=뉴시스)

[뉴시안=이준환 기자] "키움과 토스, 둘 중 하나는 될 줄 알았는데 뜻 밖의 결과"라는 시각과 "타다 이재웅 관련해서 무례하고 이기적이라고 평가할 때 이미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했다"는 쪽이 맞서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한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불허 했다고 발표한 직후 나온 의견이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모두 탈락하자 최소 한 곳은 인가될 것이라는 예상을 빗나간 결과에 금융위 내부에서조차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키움뱅크는 혁신성에서, 토스뱅크는 안정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따로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통과 가능성이 높았다고 평가를 받았던 만큼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편 토스를 이끌고 있는 비바리퍼블리카는 발표 직후 공식 입장문을 내고 "발표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3분기 재추진될 예비인가에 신청할지 여부에 대해선 별도로 밝힐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를 이미 파악할 수 있는 전조가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2일 '타다' 서비스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이재웅 쏘카 대표를 향해 "무례하고 이기적이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 발표는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청년 맞춤형 전·월세 대출 협약식'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도중 나왔고 본인 스스로 "이 말을 하고 싶었다"고 "경제정책의 책임자를 향해서 '혁신의지 부족' 운운하는 비난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 입장을 공개했다.

관련 부처도 아닌 금융위원장이 뜻밖의 발언을 쏟아내자 일각에서는 신규 인터넷 전문은행 관련해서 하고 싶은 말을 타다를 빌어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다.

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인터넷 전문은행 신규허가를 둘러싸고 몇몇 관계자들이 '보수적인 금융위가 꼬투리를 잡느다'는 이야기를 했다는게 퍼진 직후 최 위원장의 언급이 나왔다"라며 "기존 은행의 다소 늦은 변신을 지적하며 혁신성 부족을 지적한 것이 부메랑이 되었다는 루머가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수장의 성향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변화를 수용하는 속도가 늦은 금융계의 변신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되었던 인터넷전문은행의 예비인가 후보 모두 탈락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금융위원회는 3분기에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받고 4분기 중 인가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키움뱅크와 토스뱅크의 재도전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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