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7월 산업활동 동향’을 공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3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0년 7월 산업활동 동향’을 발표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박현 기자]그간 회복세를 보여온 소비(소매 판매)가 5개월 만인 지난달 다시 꺾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최대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이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책효과가 줄어든 여파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 역시 감소됐으며, 산업생산도 증가폭이 둔화됐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7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산업 생산지수는 106.9로 전월 대비 0.1% 증가했다고 뉴시스가 전했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은 전월 대비 1.6% 증가, 서비스업은 0.3% 증가했지만 공공행정이 8.4% 감소하면서 전 산업 생산이 0.1%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광공업 가운데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4.8%), 전자부품(-6.6%) 등에서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14.4%), 기계장비(6.0%) 등이 증가해 전월보다 1.8% 증가했다. 6월(7.4%)에 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뒤 2개월 연속 늘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월과 같은 103.7, 제조업 가동률지수는 2.6% 오른 94.0으로 나왔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0%로 전월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예술·스포츠·여가(7.7%), 숙박·음식점(2.3%), 금융·보험(2.2%)의 전월 대비 증가폭이 컸다. 협회·수리·개인(-4.2%), 전문·과학·기술(-2.1%), 교육(-1.7%)은 감소했다. 도소매업은 1.4% 줄었으며, 도소매업 재고율(재고/판매 비율)은 111.3%로 0.6%포인트 감소했다.

이와 더불어 소비 상황을 나타내는 소매 판매액 지수는 111.1로 전월 대비 6.0%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15.4%), 의복 등 준내구재(-5.6%), 의약품 등 비내구재(-0.6%) 판매가 모두 줄어든 데 따른다.

업태별로는 승용차·연료소매점이 전월 대비 11.2%, 백화점은 7.2%, 대형마트가 4.9% 감소했으나 면세점(8.5%), 편의점(0.8%)은 증가했다. 소매 판매액(경상금액)은 38조717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0.8% 늘었다. 무점포 소매(22.8%)는 증가했고, 면세점(-37.9%)은 감소했다.

아울러 설비 투자의 경우 전월 대비 기계류(2.3%) 투자는 증가했지만, 자동차 등 운송장비(-14.7%) 투자가 대폭 감소해 2.2% 줄었다. 국내 기계 수주(선박 제외)는 전 기업 등 공공(-36.0%)에서 감소했지만, 전자부품·컴퓨터 등 민간(4.0%)에서 늘어 전년 동월 대비 2.3% 증가했다.

건설기성(불변)은 전월 대비 토목(5.0%) 공사 실적이 증가해 1.5% 늘었다. 건설수주(경상)는 전년 동월 대비 주택, 공장·창고 등 건축이 64.2% 증가하고, 기계 설치 등 토목도 149.2% 늘어 81.5% 증가했다.

이처럼 7월 소비가 감소한 원인에 대해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긴급재난지원금 정책 효과가 감소했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폭이 줄어들면서 관련 내수 출하가 많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 투자 감소에 대해서는 “기계류 투자는 다소 증가했으나 운송장비 투자가 크게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현재의 경기 국면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7.2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경기 상황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0.3으로 0.4포인트 올랐다. 다만 안형준 심의관은 “이달 중순 코로나19 재확산 등 경제외적 충격이 7월 산업활동 동향 수치에는 반영되지 못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뉴시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