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브이의 주사약 병이 환자에 접종 주사되기 위해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 모습.(사진=AP/뉴시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 브이의 주사약 병이 환자에 접종 주사되기 위해 가지런히 준비되어 있는 모습.[사진=AP/뉴시스]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러시아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브이(V)’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백신 수급과 관련해 불안정성이 제기된 가운데 러시아산 백신 도입 논의가 여권 내에 일고 있다. 다양한 카드를 확보해야 한다는 생각과 이를 계기로 예정된 백신 도입을 앞당길 수 있지 않겠느냐는 전략적 판단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전성 여부와 함께 백신이 국제 패권화 하고 있는 국제 흐름도 고려해서 결정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가 현재 확보했다고 밝힌 백신은 7900만 명분이다. 이달까지 300만 명, 상반기까지 1200만 명 접종을 마쳐 22% 남짓의 접종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 9월까지 3600만 명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고 11월까지는 2차 접종까지 완료해 집단면역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아직 접종률(4월 21일 현재  3.41%)이 낮고 하반기 확보 물량과 관련한 불안정성이 있어 불안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애초 2분기에 들어오기로 했던 모더나 도입은 3분기로 늦춰졌다. 노바백스도 일정이 분명치 않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3차 접종까지 내다보며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하고 이들 제약사만 쳐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서 ‘B안’ ‘C안’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러시아 백신인 ‘스푸트니크브이(V)’ 도입 논의는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문을 열었다. 그는 ‘스푸트니크브이(V)’를 국내에 들여올 가능성을 열어놓고 공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영길 의원도 “안드레이 쿨릭 주한러시아대사 등과 직접 만나 백신 확보 협의를 진행했다. 지금은 플랜A뿐만 아니라 B와 C까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도 대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여러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모양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1일 <중앙일보>에 “문 대통령이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검토와 점검을 해보자는 차원에서 새로운 백신 도입 가능성에 대해 검토를 지시했다. 다만 러시아산 스푸트니크를 특정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코로나 대응 특별방역점검회의’에서 “기존에 도입하는 백신 외에 면역 효과와 안정성이 확인되는 다른 종류의 백신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을 말하는 듯하다. 청와대는 다른 나라들이 사용하고 있는 백신 현황과 문제점 등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 

일단 스푸트니크V와 관련해서는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제일 중요하다. 그 이후에 도입 여부에 대한 논의 등이 가능하다. 그러나 아직 스푸트니크V는 국내에서 허가 검증 절차는 물론, 허가 신청조차 진행되지 않았다. 이 백신은 세계 60여개국이 사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전 기준이 까다로운 유럽 주요국이나 미국·캐나다 같은 북미 국가에서 사용한 사례는 없다. 국내 생산체제는 갖춰져 있다. 올해의 경우 6억 5천만 명분을 국내 6개 제약사들이 위탁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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