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고 손정민씨 친구의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한강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의대생 고(故) 손정민씨와 실종 당일 함께 있었던 친구의 휴대전화가 마침내 발견되면서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는 “A씨와 그 가족이 휴대전화를 찾아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하루 만에 휴대폰 번호를 바꿨다”며 사건발생 직후부터 정민씨와 한강서 함께 술을 마신 친구 A씨의 휴대전화가 사건의 의혹을 풀 핵심열쇠라고 여러 차례 주장해 왔다. 

A씨의 휴대전화에는 이들의 행적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의혹을 풀 실마리 담겨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찰 소식통에 따르면 경찰은 31일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 중이다. 비밀번호 입력을 통해 해당 전화기가 A씨의 것임을 확인한 경찰은 지문 감식과 혈흔·유전자 감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문제의 휴대전화는 한강공원 환경미화원이 습득해 보관 중인 것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지난 30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휴대전화는 A씨가 마지막으로 부모와 통화한 지난달 25일 오전 3시 38분부터 전원이 꺼진 오전 7시 2분까지 계속 한강공원 주변에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A씨는 손씨의 실종 당일인 지난달 25일 자신의 휴대전화가 아닌 손씨의 것을 바꿔 들고 홀로 귀가했다. 그는 전화기가 바뀐 이유에 대해 과음으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밝혀 이를 두고 여러 추측과 의구심이 증폭됐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A씨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부순 뒤 다른 곳에 버린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정민씨의 사망과 관련해 뭔가 숨기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이 일었는데, 이번 휴대전화 발견으로 이같은 의심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 분실 직후 재개통한 것에 대해 A씨 측은 “어머니로부터 휴대전화 전원이 꺼져 있다고 들어 따로 전화해보지 않았고 분실신고나 해지는 하지 않았다”면서 “집에 있던 휴대전화 공기계를 이용, 임시로 새 번호를 개통해 사용 중”이라고 경찰조사에서 설명한 바 있다.

경찰은 그동안 행방이 묘연했던 A씨의 휴대전화를 찾기 위해 해군의 탐색 지원까지 받아 가며 대대적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당일 만나 술을 마시던 분위기나 이후 정민씨가 실종되기까지의 행적·시간대 관련 정보를 집중적으로 살피고 있다”며 “유의미한 정보가 휴대전화 속에 얼마나 담겨 있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휴대전화 발견으로 일부 의혹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 “A씨의 휴대전화를 분석한다해도 정민씨의 죽음을 둘러싼 결정적 단서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휴대전화가 줄 수 있는 정보들은 사실 대부분 이미 확인됐거나 진술을 통해 확보된 것들”이라고 분석도 나온다. 

휴대전화 발견 소식을 접한 정민씨 아버지는 여전히 의구심을 풀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새로운 정보에 대한 기대가 나온 상황이지만 손씨는 휴대전화가 실종 한 달 만에 갑자기 발견된 점이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언론을 통해 “경찰이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A씨 관련 의혹을 밝혀내면 좋겠다. 포렌식을 통해 A씨 휴대전화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는지, 아니면 누군가가 갖다 놓은건지 등이 밝혀질 수 있을지 몰라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휴대전화가 한달이 지나서야 발견된 만큼 그 속에서 유의미한 정보가 나올지는 의구심이 든다는 것이다. 

손씨는 “휴대전화를 발견한 위치와 경위가 중요할 것 같다”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한편 주말 사이 방송된 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정민씨의 사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물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전문가들은 정민씨의 사망은 “타살일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냈다. 

법의학자, 범죄 전문가 등은 부검 결과, 사고 현장 특성, 손씨와 친구 A씨 사이 관계 등을 종합해 볼 때 타살정황을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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