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브루클린의 애플 매장에 애플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 브루클린의 애플 매장에 애플 로고가 보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지난 2007년 1월 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맥월드 행사에서 터틀넥과 청바지를 입은 스티브 잡스가 주머니에서 꺼내 든 아이폰은 세상을 바꿔 놓았다. 아이폰이 세상에 나온 후 그 이전으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는 ‘변곡점’을 만들어 냈다. 이번에는 주머니에서 꺼낼 수는 없겠지만, 애플이 애플카로 또 한번 도전한다.

애플은 아직 공식적인 애플카 소식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최근 익명의 소식통에 의해 애플카 개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2025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한 전기자동차를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올해 초 애플이 현대차와 애플카를 만들 것이라는 소식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협력 논의가 흐지부지되자 애플카 얘기는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다. 이야기는 무성하지만 정작 알맹이 없는 애플카 소식이 거듭되자 세간에서는 애플카를 ‘양치기 소년’에 빗대 부르기도 한다.

애플 내부적으로도 애플카 사업 추진과 관련해 그동안 많은 부침을 겪었다. 그 사이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번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014년부터 애플카 사업을 추진하는 프로젝트팀 ‘프로젝트 타이탄’을 운영해 왔다. 최근 완전 자율주행차로 방향을 잡고 ‘애플 실리콘’ 개발팀이 애플카에 들어갈 반도체 칩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실리콘은 최근 내놓는 아이폰·아이패드·맥 등 애플 생태계를 구축하는 핵심 칩이다. 애플은 향후 애플카와 애플 기기들을 한데 묶는 더 넓은 형태의 애플 생태계를 꿈꾸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애플카 개발 소식에 업계는 실현 가능성에 절반의 무게를 두고 있다. 완성차 제조 경험이 없는 애플이 짧은 시간 내에 자동차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이러한 시각은 테슬라가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했을 때도 그랬다.

앞서 애플은 현대차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애플카 협력 논의에 나섰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자체 생산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포드, GM 등 완성차 업체들도 차량용 반도체에 진출하는 등 핵심 부품에 대한 공급망 안정이 향후 자동차 업체의 숙제로 떠올랐다. 애플은 애플카에 들어갈 전장, 배터리 등 전기차 핵심 협력사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LG, SK 등 국내 기업도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를 지배하는 시대다. 현재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애플 카플레이’에 불과하지만, 애플카가 등장하고 14년 전 아이폰이 그랬던 것처럼 애플이 만들어 내는 생태계가 구축되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은 또 다른 국면을 맞을 수 있다.

애플의 공식적인 발표가 늦어지자 애플카를 예상한 콘셉트카 이미지가 떠돌고 있다. 애플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보여주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애플카가 보여줄 미래적인 디자인만큼이나 완성차 업체의 시각으로는 접근할 수 없는 새로운 형태의 자동차에 애플의 ‘혁신’을 담을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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