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스 실소유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다스 투자에 연루된 정황이있는 도곡동 땅에 대해서도 결백하다는 입장을 천명했다.(사진=뉴시스)
'다스 실소유 의혹'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이 전 대통령은 다스 투자에 연루된 정황이있는 도곡동 땅에 대해서도 결백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사진=뉴시스)

[뉴시안=김지형 기자] 수백억원대 비자금 조성ㆍ뇌물수수ㆍ조세포탈ㆍ재산은닉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4일 2차 공판에 출석해 도곡동 땅은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2차 공판에서 도곡동 땅의 차명재산 의혹에 대해 "이번에 살펴봤더니 그 땅이 현대가 갖고 있던 체육관의 경계선에 붙어 있는 땅이란 걸 알게 됐다"면서 "제가 그래도 현대에서 7~8개 회사 대표를 맡았다. 정주영 전 회장 신임을 받고 일하던 사람이 어디 살 데가 없어서 현대 땅과 붙은 곳을 샀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건 불가능한 일"이라면서 "당시 압구정동이나 강남 개발이 이뤄지고 있어서 땅을 사려면 얼마든 다른 데에 살 수 있었다. 현대건설 재임 중에 개인적으로 땅을 산 건 하나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딱 내 땅이다, 자신이 투자한 것이라고 가정을 해놓고 표적수사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김성우 전 다스 대표 등이 서울에 있는 자신을 찾아와 수시로 보고 했다는 검찰 측의 주장에 대해 "제 앞에 와서 고개 들고 얘기하고 그럴 입장이 못 된다"면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고 일갈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세광공업(다스 협력업체) 노조 갈등 당시 울산 공장에 내려가서 회의에 참석했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그런 기억이 없다. 작은 회사에 노조가 있었다 없었다 그렇게 할 위치가 안 된다"고 말했다. 또한 "세공인지 하는 그 회사에 그런 게 생겼다고 해서 보고를 받고, 그 정도 사람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문제에 대해 "저는 제 건강을 지금까지 숨기고 평생을 살았는데, 교도소에 들어오니 감출 수가 없게 돼서 교도소에서 걱정을 한다"면서 "법무부에서는 치료를 받고 오면 좋겠다고 했지만 저는 될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겠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는 재판부가 "치료를 받으면서 나오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그러면 특별대우를 받았다는 여론이 있을 것이다. 사람이 두 달 간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것, 밥을 안 먹어도 배 고프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바깥에 알려서 이렇게 하기가, 차마 제 입으로 얘기하기가 싫다"면서 "교도소 안에서 걱정을 많이 하긴 하지만 제가 기피할 생각은 없다. 적극적으로 (재판을) 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피력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1시간 가량 재판을 진행했다가 10분간 휴정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열린 1차 공판 때 직접 발언을 한 후 12일 만에 재판에 정식 출석했다.

수사 당국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동차 부품회사 다스의 실질적인 소유라고 지목하고, 460억원 상당의 횡령ㆍ뇌물수수ㆍ다스를 통한 비자금을 조성해 사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 및 불법자금수수ㆍ조세포탈ㆍ직권남용 등 16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미국에서의 소송 비용 67억원을 삼성에 대납하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구속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자신은 다스의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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