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밍 공유기 넷기어 나이트호크 (사진=넷기어)

[뉴시안=송범선 기자] 각 가정집마다 공유기 한 대씩 두는 것이 대중적인 시대가 됐다. 심지어 공유기 2~3대를 두기도 한다.

한꺼번에 여러 대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접속할 경우 흔히 '랙'이라고 부르는 '래그(lag, 인터넷 접속 속도가 순간적으로 느려지는 현상)'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같은 걱정은 새 장비의 등장으로 차츰 바뀔 듯 하다. 게임을 즐기는 '진정한 게이머'들은 게이밍 공유기를 설치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게이밍 공유기, 비싸지만 구입하는 이유

게이밍 공유기는 일반적인 공유기보다 훨씬 비싸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 되는 게이밍 공유기는 넷기어(NetGear), 아이피타임(IPTime), 에이수스(ASUS) 등 3개 브랜드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넷기어 XR500은 349,000원, 상위 기종인 XR500 [802.11ac]는 398,000원에 판매된다. 초저가 공유기가 2만원대부터 시작하는 것을 감안하면 15~20배 가량 비싸다. 

아이피타임 A9004M은 219,000원이고, 에이수스 RT-AC5300 기가 와이파이는 189,000원으로 그나마 저렴한 편이다. 

게이밍 공유기가 비싼 이유는 일반 공유기로 원활하게 가동시킬 수 없는 게임을 쾌적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온라인 게임을 즐길 때, 화면 내에 있는 캐릭터나 유닛 수가 많아지면 래그가 심해지기도 한다. 화면이 중간중간 멈추면서 게이머를 답답하게 만드는 것을 즐길 사람은 없다. 게임 도중 속도가 느려지거나 화면이 정지하면 스트레스를 극심히 받는 게이머도 많다. 게이밍 공유기는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

개인의 취미 생활뿐 아니라 비즈니스에 연계하면 더욱 게이밍 공유기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요즘은 실제로 게임하는 장면을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TV 등에서 생중계 하는 '게임 크리에이터'도 많다. 래그로 인해 게임 속도가 느려지면 생방송 송출도 늦어진다면 시청자들이 떠나가게 될 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래그 현상을 막기 위해 게이밍 공유기는 내부적으로 VPN서비스를 사용한다. VPN서비스는 사용자와 게임 서버 간의 응답속도를 빠르게 만든다. 게임 패킷을 다른 패킷보다 최우선으로 처리하는 기능을 제공해, 게임 속에서 나오는 래그를 감소시킨다는 원리이다.

넷기어 김희준 이사는 “게이밍 공유기 설치로 게임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통신사에서 기존의 받는 인터넷 속도는 일정하기 때문에 게임 자체가 빨라지진 않는다. 그러나 래그만 감소시켜도 게임에는 큰 도움이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는 “여기에 게이밍 공유기가 게임 내에서 가장 원활한 서버를 자동으로 지정해주기 때문에, 더 쾌적한 서버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이밍 공유기의 시작과 전망

게이밍 공유기는 아직까지 확실한 정의를 내리기 힘들다. 기존 공유기의 고급버전으로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게이밍 공유기는 기존의 평범한 제품과 다른 길을 걸을 것으로 보인다. 자체 운영체제와 게임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하면서 독자시장으로 확장해 나가려는 시도가 이미 진행되고 있다. 

넷기어의 게이밍 공유기는 공유기 OS 자체에 게임에 적합한 기능을 탑재했다. 단순 프로그램이 아닌 운영체제가 들어간 이유는 명확하다. 향후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인터넷 환경이 업그레이드 될 경우를 대비, 공유기 역시 운영체제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기어 김희준 이사는 "운영체제가 도입된 게이밍 공유기는 올해 초에 출시된 넷기어 제품이 최초“라며 “게이밍 공유기는 앞으로도 광범위한 게임시장과 같이 성장하기 때문에, 좋아질 수 밖에 없다. 게임의 그래픽 등의 성능이 더 강조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게이밍 공유기도 점차 대중화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게임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게이밍 공유기가 틈새시장을 노린 상품이 아닌, 차세대 필수품으로 게이밍 공유기를 주목해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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