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야경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야경. (사진=뉴시스)

[뉴시안= 임성원 기자] 최근 NH투자증권 11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핸한데 이어 삼성증권이 오는 25일 5년 만기 7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을 발행하는 등 회사채 발행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ESG 채권 열풍이 증권사로 확대되고 있다. 

ESG채권에 대한 기틀이 자리 잡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당분간 증권업계에서의 ESG채권 발행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7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친환경 정책을 앞세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ESG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만 올해 들어 지난달에만 1조5000억원 규모의 ESG 채권이 발행됐다.

특히 최근에는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등 국내 증권사들이 직접 발행에 앞장서면서 사업구조 다각화를 위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SG란 환경·사회·지배구조(Environment, Social, Governance)를 뜻하는 단어이다. 투자 의사 결정 시 사회적 책임이나 지속 가능성의 관점을 강조하거나,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 기업의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투자 철학을 말한다.

먼저 지난 16일 NH투자증권은 1100억원 규모의 공모회사채 형태 ESG 채권을 발행했다. 해당 채권은 금융투자사 중 처음으로 발행한 원화 ESG 채권으로, 5년물에 발행 금리는 1.548%이다. 최초 모집 예정 금액이 1000억원이었지만, 약 6배(6200억원)에 육박하는 응찰률을 기록해 100억원을 증액했다.

NH투자증권 측은 이번 ESG 채권에 대해 "회계법인인 딜로이트안진으로부터 사회적채권(중소기업 지원과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발행)과 지속가능채권(그린 프로젝트나 사회 지원 프로젝트에 사용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 등급을 부여받아 발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15일 삼성증권도 ESG 채권을 발행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이번에 발행하는 채권은 오는 25일 발행 목표로, 5년 만기 700억원 규모로 진행한다. 

삼성증권은 NICE신용평가로부터 ESG 인증평가 중 녹색채권 최우량 등급인 'Green1'을 부여받았다. 해당 등급은 NICE신용평가의 'ESG 인증평가 방법론'에 따라 녹색채권(친환경 및 기후변화 위기 대응 사업 분야에 투자를 위해 발행) 관련 등급 중 가장 상위 등급에 행당된다. 외부검토 유형(검토의견·검증·인증·평가등급 부여) 중 평가등급 부여로 진행해 일반 ESG 인증을 받는 과정보다 까다로운 심사를 거쳤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이 밖에도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ESG 채권 직접 발행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증권사들의 이러한 행보가 국내외 상황에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ESG 경영이 전 산업 부문으로 확산했고, 최근 국내 기업들도 잇달아 ESG 채권을 발행하며 동참하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ESG 채권을 주관하거나 주선하는 수준이었던 증권사들이 직접 발행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ESG채권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차환이 아닌 신규 투자자금으로 사용되면서 수익 다각화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한 인기 업종으로 투심이 높은 상황에서 신규 친환경 산업,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분야 등으로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ESG채권에 대한 기틀이 자리 잡지 않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지적되기도 하지만 증권업계에서의 ESG채권 발행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ESG채권으로 조달한 자금을 친환경, 사회적 책임 등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등 증권사들의 사업구조를 다각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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