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뉴시안= 소종섭 편집위원] 4·7 선거 승리 이후 국민의힘이 변화와 쇄신보다는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민주당 심판’으로 치러진 선거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자신들이 잘해서 이긴 것처럼 자리다툼에 한창이다. ‘김종인 리더십’이 사라지니 당의 체질 자체가 변하지 않았다는 게 새삼 도드라지고 있다. ‘탄핵 부정론’이 나오는 등 ‘과거’가 다시 살아나는 흐름이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바닥으로 가고 있으나 이런 상태라면 국민의힘도 다를 바 없다는 평가가 나올만하다. 마음 둘 곳 없는 국민의 분노지수만 높아간다. 

최근 주목된 것은 서병수 의원이 제기한 ‘탄핵 부정론’이다. 서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한 많은 국민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 과연 박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만큼 위법한 짓을 저질렀는지 보통 상식을 가진 저로서는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주장했다. 이미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심판이 끝난 ‘탄핵’을 부정하는 주장을 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서는 “당 공식 입장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공식 입장인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선거가 끝난 지 10여 일 만에 이런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의 눈에는 이게 도드라진다. 

다음 날에는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전직 대통령 사면론’을 띄웠다. 이와 관련해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다가오는 8·15 광복절에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특별 사면하는 것’에 찬성하는 의견이 44.8%, 반대가 50.2%로 나왔다.(여론조사 전문회사 알앤써치가 지난 19~20일 진행한 조사.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0%p) 사면에 대한 여론 흐름도 흐름이지만 이를 언급하는 시기가 좋지 않다. 지금은 아니다. 지금은 민생 개혁에 매진하면서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할 때다. 

황교안 전 대표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 3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로부터 큰 혜택을 받은 내가 이렇게 넋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보잘것없는 힘이지만 무엇인가 해야 한다”라는 글을 올려 정계 복귀를 예고했다. 4월 19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민생을 챙기기 위해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복귀를 기정사실화 했다. ‘과거’를 상징하는 황 전 대표의 움직임은 국민의힘의 ‘퇴행’과 관련해 상징적이다.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국민이 다 알 수는 없다. 또 알 필요도 없다. 발생한 사안에 대해 그 내막까지 속속들이 파악하고 이해하는 경우도 드물다. 인간의 인내심은 그렇게 길지 않다. 그래서 상징이 중요하다. 어떤 국면에서. 어떤 행동이 상징화할지 판단을 잘해야 한다. 이것이 정무적 판단력이다. 지금 국민의힘과 관련해서는 ‘퇴행’이 상징화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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