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 (사진=케이뱅크)
케이뱅크 을지로 신사옥. (사진=케이뱅크)

[뉴시안= 임성원 기자]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할 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대비 실태에 대해 점검받았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이 최근 예금 급증 현상이 발생한 케이뱅크의 예금 운용 현황 등을 확인했다. 이번 긴급 점검에선 금감원은 케이뱅크의 예금 운용에 특별한 이상은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케이뱅크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실명확인 계좌 개설 제휴사로서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업비트 거래자들이 케이뱅크에서 계좌를 개설하면서 예금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기준 케이뱅크의 수신 잔액은 3조7500억원, 올해 1월 4조5000억원, 2월 6조8400억원, 3월 8조7200억원에 이어 이달에 이미 1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7조원 정도 늘어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준 것이다. 이는 비트코인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자금 유입이 급증한 영향이다.   

누적 고객 수도 지난해 12월 말 219만, 올해 1월 말 247만, 2월 말 311만, 3월 말 391만 등으로, 신규 고객도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금감원이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할 경우 예금 변동 가능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사전 점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9년 자본금 확충 문제로 신규 대출을 중단한 이력이 있고, 아직 대규모 수신을 운용할 능력이 확인되지 않는 등 다른 제휴 은행과 달리 사전 점검이 필요한 대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학개미들이 주식 시장에서 빠지고 가상화폐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말할 정도로 비트코인의 가치가 급상승했으나, 정부가 세금 등 관련 규제에 나설 것을 시사하면서 거품이 꺼지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가상화폐 거래가 다시 활발하게 이뤄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기에 유동성 자금에 대한 대비를 철저하게 할 때이다.

업비트에서 거래하는 20대 신모씨는 "이달 초 코인 거래량이 급상승했다가 현재 하락세로 돌아섰다"면서 "투자자 입장에서 저점이 형성됐다고 생각하고, 100만원 이상 소액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가상화폐 거래소 제휴사로서 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비트코인 급락 등에 따른 뱅크런 사태에 대한 대비도 철저하게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당행은 고객이 필요할 때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안전 자산 위주로 운영해서 대량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해도 문제없도록 조치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감원은 또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 제휴 은행인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은 이번 점검 대상에서 제외했다. 케이뱅크와 같이 수신 잔액과 계좌 수가 늘어났지만 특이사항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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