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해 7월 30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해 7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청에서 환담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뉴시안=소종섭 편집위원]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직격했다. 이 지사는 22일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당시 이 전 대표가 노무현 정부에 대해 비판 발언을 많이 했고, 본인이 탄핵을 관철하기 위해 몸싸움 행동에도 실제 투입이 됐다. 내가 보기엔 (탄핵에)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기명 투표를 하고 지금 와서 반대했다고 그러는 자체도 문제고, 만약 앞에서 찬성해 밀어붙이고 뒤로는 반대하면 그것도 이중적”이라고 주장했다. 탄핵에 찬성했어도 문제고 반대했다고 해도 그 전후 행동이 이중적이기에 문제라는 식이다. “정치인은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한다. 납득이 좀 안 된다. 투명하지 않고 안개가 낀 것 같다”고도 했다. 이 전 대표가 최근 KBS 인터뷰에서 “탄핵에 반대했다”라고 밝혔음에도 이 지사 측의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이 전 대표의 태도를 놓고 양측 간 감정의 골이 깊어가는 모양새다. 정세균 전 총리도 “당시 사정은 (이 전 대표와 같은 민주당 소속이었던)추미애 전 장관이 잘 알 것”이라고 거드는 등 전선에 참여하는 모양새다. 이 문제는 여권 지지층에 민감한 문제인만큼 이 지사는 이 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것이 자신에게 불리하지 않다고 보는 듯하다. 그러나 이 전 대표가 “탄핵에 반대했다”는 것을 분명히 한만큼 이 지사의 공세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사실 관계가 분명하지 않은 문제를 가지고, 그것도 상대가 확실하게 입장을 밝혔음에도 자신의 생각을 전제로 공세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노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여당은 열린우리당이었다. 열린우리당은 탄핵 표결에 불참하며 저지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탄핵에 찬성한 새천년민주당 소속이었다. 당시 국회 본회의 무기명 표결에 참여한 의원은 195명이었다. 그 중 탄핵에 반대한 의원은 단 두 명이었다. 한 명은 김종호 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나머지 한 명을 놓고 이 지사 측과 이 전 대표 측 사이에 공방이 벌어진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나다”라고 말하고 있는 반면 이 지사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전 대표 측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하다. 상황본부장 최인호 의원은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을 네거티브 소재로 삼은 점에서 불편했고 유감스럽다. 지지율이 상당히 이기고 있을 때는 '원팀'을 강조하다가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하자 노 전 대통령까지 거론하면서 네거티브로 돌변한 것은 정치적 금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1위 수성에 급해진 이 지사는 공세를 멈추지 않을 기세다. 이 전 대표로서도 물러설 수 없는 이슈이다. 그러나 이 문제는 무기명으로 진행된 투표이기에 당사자 외에는 당시 투표 상황을 알 수 없다. 이 전 대표가 “탄핵에 반대했다”고 밝혔음에도 이 지사가 공세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국민이 이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해졌다. 이 지사가 정치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설 수도 있지만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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