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5일 청주 CJB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북·세종 순회경선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뉴시안= 김진영 기자]충청의 선택은 ‘친문’ 이낙연이 아닌 ‘비문’ 이재명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의 충청남북도 경선은 향후 대선 본선의 바로미터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경선으로 꼽혔다. 여기서 벌어진 ‘명낙(明洛)대전’은 낙의 완패로 끝났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는 민주당 첫 경선레이스의 출발지인 충청에서 이낙연 후보를 상대로 압승을 거둬 ‘대세론’에 몸을 실었다. 

이재명 후보가 충청에서 과반 득표로 여유있게 이낙연 후보를 꺾으면서 향후 남은 경선에서도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구·경북(11일)과 강원(12일)으로 이어질 경선 표심도 이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여권 안팎에선 충청표심의 확인으로 이재명 후보가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다. 

지난 5일 민주당 선관위가 발표한 충청(대전충남·세종충북) 경선 득표 누계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54.72%를 기록, 이낙연 후보(28.19%)를 큰 격차로 누르고 본선진행 기대를 높였다.

대전충남(54.81%)에 이어 세종충북(54.54%)에서도 과반 승리를 따낸 것은 여러 면에서 의미가 크다. 

이재명 캠프는 과반 압승의 기세를 몰아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 때 일찌감치 대세를 확정짓겠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약 64만명의 국민·일반당원의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1차 슈퍼위크'는 이번 경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캠프는 일반 선거인단 표차는 더욱 날 것으로 보고 있다. 

캠프 선임대변인인 박성준 의원은 지난 5일 논평을 내고 "충청은 이재명 후보의 본선 경쟁력과 성과를 내는 실천력을 선택한 것"이라며 "경선이 끝나면 모두가 함께하는 '용광로 선대위'로 뭉치는 것이 대선승리를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경선으로 이낙연 캠프는 다소 위축된 분위기다. 대전충남에서 더블스코어 격차로 패배한 데 이어 세종충북마저 과반 이상의 격차가 나와 경선 전략을 전면 재검토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낙연 후보는 1차 경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메시지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을 어떻게 할 것인가 검토할 것"라며 경선 전략의 수정이 필요함을 인정했다.

일단 이낙연 캠프는 전열을 재정비해 1차 슈퍼위크로 이어지는 대구·경북과 강원 경선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낙연 캠프는 충청 표심이 상징적이기는 하지만 절대적 숫자에서는 전체 선거인단 대비 10% 정도인 만큼 역전의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에 따르면 전체 권리당원(약 70만명)과 1·2차 일반 선거인단 및 일반당원(약 114만명)을 합치면 약 184만명이다. 3차 선거인단을 현재 모집 중이지만 민주당에서는 약 220만명 안팎이 최종 선거인단 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표율 변수가 있지만, 충청 지역 순회경선에서 대의원·권리당원 투표율은 예년과 유사한 수준의 48.4%였다. 50% 투표율을 기준으로 투표인원 110만명의 절반인 55만명의 참여를 예상하고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선거인단 절반 가까이 투표를 마치는 오는 26일 호남 경선이 끝나면 당선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충청에서 참패한 이낙연 후보 측은 호남전에서 역전하기 위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호남 순회 경선은 9월 25∼26일이다. 광주·전남 권리당원은 약 12만6000명이고, 전북 권리당원은 약 7만5000명이다. 앞서 열리는 충청·대구·경북·강원보다 권리당원 수가 훨씬 많다. 

이낙연 후보 측 정태호 의원은 충청결과 발표 후 한 방송에 출연해 “1차 슈퍼위크에서 저희가 10%포인트 이내로 좁혀 잘 방어하면 2차 슈퍼위크(10월3일)에서 역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며 “아무래도 호남은 이낙연 후보의 출신 지역이고, 도지사(전남지사)를 했던 지역인 데다 실제 여론 조사상으로 봐도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또 정 의원은 “당내 선거에서는 늘 호남에서의 향방이 후보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후보 아내 김숙희씨가 지난 6월부터 호남에 상주하면서 두 달 넘게 봉사활동하는 등 호남 민심을 얻고자 들인 공이 적지 않은 만큼 그에 따른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이낙연 캠프는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낙연 후보 패배의 원인을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경선 기간 내내 이재명 후보와 네거티브 공방을 벌여온 것이 결과적으로 역효과가 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재명 후보는 네커티브 중단을 선언한 바 있지만 이낙연 후보는 네거티브 공격을 무기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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