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분기째 적자, LG의 미래동력 '전장사업'은 언제 볕들까
22분기째 적자, LG의 미래동력 '전장사업'은 언제 볕들까
  • 남정완 기자
  • 승인 2021.11.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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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시안= 남정완 기자]자동차에 들어가는 전기·전자 장비(전장)를 만드는 LG전자 VS사업본부가 2016년 이후 2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5년간 4조원 넘는 투자액을 쏟아붓고 있지만, 수익 실현의 벽을 아직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LG전자가 전장사업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전장사업 역시 동반 성장하고 있다. 특히 인포테인먼트 분야와 같이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의 부품과는 성격이 다른 전장사업 부문이 확대되고 있다. 손으로 작동시키던 버튼들이 모두 디스플레이 속으로 사라지고, 소프트웨어 기반 위에서 내비게이션부터 자동차의 온갖 기능들이 구현된다. 운전자는 달리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 기능뿐만 아니라 눈과 귀를 사로잡는 부가 기능인 인포테인먼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누가 이 시장을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자동차 시장의 패권을 차지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지난 2018년 6월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이자 그룹 캐시카우 사업으로 ‘전장사업’을 낙점했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최근 5년간 매출 2배 성장, 투자 규모 4조원, 영업손실 1조원의 성적표를 손에 들었다. 거듭되는 영업손실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서며 전장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최근 그룹 2인자인 권영수 부회장을 LG에너지솔루션 대표로 깜짝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은 GM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볼트 EV 화재 발생에 따른 리콜 충당금이 반영돼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 이러한 인사가 단행됐다. 이는 구 회장의 전장사업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전장사업 부문에 최근 5년간 4조원가량을 투자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5878억원 △2018년 1조7189억원 △2019년 6293억원 △2020년 4721억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도 6138억원을 투자했다.

LG전자는 전장사업을 키우기 위해 기업 인수와 합작법인 설립에 공을 들였다. 2018년 8월 오스트리아의 자동차 헤드램프 업체인 ZKW를 인수하고, 올해 3월 스위스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합작해 인포테인먼트 회사 ‘알루토’를 설립했다. 이어 7월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함께 전기차 파워트레인(전자동력장치) 분야 합작법인인 ‘엘지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을 설립했다. 또 최근 자동차 사이버보안 업체인 사이벨럼의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해 경영권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알루토) △차량용 조명(ZKW) △전기차 파워트레인(이파워트레인) △차량용 사이버 보안(사이벨럼) 등 4개의 축을 중심으로 전장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LG전자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르노 메간 E-테크 차량의 내부 모습. (사진=LG전자)
LG전자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한 르노 메간 E-테크 차량의 내부 모습. (사진=LG전자)

지난 1일 LG전자는 르노의 전기차 신모델 ‘메간 E-테크’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하며 전장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지난달 6일 다임러AG와 함께 개발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전방 카메라를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김진용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프리미엄 자동차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을 통해 글로벌 전장 산업에서 LG전자의 입지를 강화해 나가는 한편 미래 자율주행 시대를 위한 진보된 기술과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가 인수한 ZKW와 합작법인을 설립한 마그나는 주요 고객사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인 메르세데스 벤츠, BMW, 폭스바겐, 아우디, 포드, GM 등을 확보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합작법인 설립이 곧장 실적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지만, 인수한 기업들의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장기적인 수주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장사업 몸집도 키웠다. 2015년 매출 1조8324억원에서 2018년 매출 4조2876억원, 지난해에는 매출 5조8028억원을 기록하며 두 배 이상 성장했다. 반면 영업실적은 2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연도별로는 △2016년 -767억원 △2017년 -1069억원 △2018년 -1198억원 △2019년 -1949억원 △지난해 -3675억원 등 최근 5년간 8000억원 넘는 누적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손실액을 더하면 1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LG전자가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스마트폰 사업(MC) 사업부를 지난 7월 철수한 것을 떠올리며 5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는 VS사업본부도 우려 섞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전장사업 부문에서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확보한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을 통한 플러스(+) 수익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는 업계 반응에도 불구하고 구광모 회장의 뚝심 경영은 변함없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전자는 VS사업 부문 흑자 전환 시점을 올해 4분기로 전망했지만 지난 3분기 5376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두면서 내년으로 또 한차례 미뤘다. 3분기 영업손실은 GM 리콜 충당금(약 4800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이 금액을 제외하면 영업손실액은 570억원 수준이다.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인 전장사업이 언제 턴어라운드(흑자 전환)할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애플과의 협력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LG그룹 내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이노텍(카메라), LG디스플레이(터치 디스플레이) 등 전기·자동차 관련 사업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애플카 프로젝트에 과거 참여했던 마그나가 다시 거론되며 LG전자와 애플의 협력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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